아들은 고려대 미디어학부 2학년에, 딸은 고려대 문과대학 1학년에 진학시킨 현우진 씨(49), 고려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호주로 어학연수를 가 있는 아들을 둔 김은주 씨(50), 아들을 서강대 자연과학부 1학년에 진학시킨 조성순 씨(43)는 한목소리로 초등학교 학습지 공부로 다진 똘똘한 공부습관이 명문대 진학이란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최근 자기주도학습이 교육계 이슈로 떠오르면서 학습지를 이용한 홈스터디 공부법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학습지로 공부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고 자기주도학습 습관이 생기는 건 아니었다. 똑순이 엄마들은 철저히 자신만의 학습지 활용법을 이용해 자녀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갖게 만들었다.
-처음 학습지로 자녀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현우진 씨=아이가 일곱 살 때 친구가 학습지를 푸는 걸 보고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해서 재능수학과 한자로 학습지를 시작했다. 중학교 때는 기존 수학과 한자 외에도 국어와 과학을 학습지롤 통해 공부하게 했다. 특히 과학 학습지는 교재가 좋았다. 설명이 상세하고 체계적으로 잘돼 있어 딸이 학교에서 항상 과학은 최고 점수를 받았다. 또 한자도 그림과 함께 재미있게 돼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한자 급수시험 2급도 땄다.
▶조성순 씨=학습지를 처음 시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학원을 안 보내고 학습지로만 공부를 시켰다. 영어 외에도 국어 수학 한자도 학습지로 공부시켰다. 학습지로 공부하면서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들인 것이 중학교부터 공부할 때 도움이 된 것 같다.
▶김은주 씨=처음 학습지는 아이가 여섯 살 때 수학으로 시작했다. 단순 연산만 하는 게 싫어서 재능수학을 선택하게 됐는데 교재 내용이 영역별로 돼 있어서 좋았다. 학습지를 풀면서 모든 수학 영역을 다양하게 푼 게 아이가 수학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학습지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공부를 시킨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김은주 씨=초등학교 방학 때부터 아침에 수학 학습지를 풀게 했다. 아침 10분이 오후 1시간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해서 방학을 기점으로 습관을 붙여줬다. 이렇게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엄마랑 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계획표를 짜서 공부를 시켰다. 이렇게 계획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니까 중ㆍ고등학교 때도 계획표를 스스로 짜 알아서 공부를 하더라. 학습지를 풀 때 가장 중요한 건 많은 양이 아니더라도 매일 조금식 꾸준하게 하는 것이다. 공부는 밥 먹듯이 매일 적은 양이라도 꾸준히 해야 는다.
▶조성순 씨=초등학교 때까지는 부모 역할이 중요하다. 자녀가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려면 부모가 개입해 그런 습관을 들여 줘야 한다. 아이와 같이 앉아 1년 계획, 6개월 계획, 3개월 계획 등 중장기 계획부터 한 달 계획, 일주일 계획 등 단기 계획까지 같이 시간표를 짰다. 학습지 적당한 페이지에 날짜를 써가면서 그만큼은 꼭 풀게 했다. 학습지를 그렇게 해 다 풀게 되면 아이가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성취감이 자꾸 쌓이면 그게 공부를 하는 습관을 만들어 좋은 결과를 낳게 된다.
▶현우진 씨=학습지를 매일 조금씩 꾸준히 풀게 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학습지 푸는 걸 확인했는데 중학교 올라가서는 그러기 힘들었다. 대신 아버지가 학습지 푼 걸 채점해 주면서 자녀들에게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확인하고 이를 보충해 주려고 노력했다. 딸아이는 중학교 3학년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하게 돼 겨울방학 때 재능중국어 학습지를 풀고 테이프를 듣게 했더니 다른 애들보다 발음 등에서 자신감을 얻고 잘해 나가더라. 학교에서 중국어 수업을 할 때도 관심 있게 대하고. 일단 공부가 궤도에 올라가면 아이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욕심을 부려 신경 써서 공부하게 되는 것 같다.
-학습지가 학원보다 더 나은 점을 꼽는다면.
▶김은주 씨=초등학교 때 아이 집중력을 기르는 데 학습지가 가장 좋은 것 같다. 학원에서 2~3시간 수업을 받게 되면 계속 집중하기 힘든데 학습지는 하루 세 장 푸는 동안 집중하게 돼 집중력이 강화된다. 산만한 아이 치고 공부 잘하는 아이가 없는 만큼 집중력을 길러주는 건 중요하다. 또 학습지를 통해 기초도 탄탄하게 다질 수 있기 때문에 중학교 때부터는 기초실력과 집중력으로 스스로 공부를 잘하게 되더라.
▶현우진 씨=학원을 공부에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라고 해도 싫다고 하더라. 학습지를 잘 이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종합학원은 대부분 얇고 넓게 가르치는 것도 단점이다. 요즘 수능과 논술은 깊이 있는 심화문제를 내기 때문에 자기주도적 학습이 더 효과적이다.
▶조성순 씨=구태의연한 말이지만 학습지는 공부 습관을 기르기에 참 좋다. 방대한 학습 분량을 촘촘히 쪼개 놓아서 기초를 튼튼히 잡아주는 데 좋다. 잘만 이용하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기초를 잡아줄 수 있다.
-학습지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팁을 준다면.
▶현우진 씨=아이는 아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엄마가 중심을 확실히 잡아줘야 한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에게 너무 끌려다니는 것 같다. 학습지를 풀다가 조금만 아이가 힘들어 하면 쉽게 그만둔다. 하지만 공부는 마라톤이고 장기 레이스기 때문에 길게 보고 꾸준히 하게 해야 한다.
▶김은주 씨=엄마들이 학습지 외에 다른 사교육에 시간을
[특별취재팀 = 김선걸 팀장 / 서진우 기자 /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