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의 아동을 위한 초등학교 과정의 대안학교가 다음 달 문을 여는데요.
알고 보니 이 학교는 인가도 받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최인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대안학교입니다.
다음 달 개교를 앞둔 이 학교는 주로 다문화 가정의 아동을 받아들여 최소 3개 언어와 다양한 문화를 체득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습니다.
특히 학교 측은 무상교육과 무상급식까지 하겠다고 나서 한국인 부모도 많은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개교를 불과 1주일가량 앞두고 학교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
우선 이 학교는 초등학교나 대안학교로도 인가를 받지 않았습니다.
학교 측은 다음 달까지 대안학교로 허가를 받겠다지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절차는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시설 공사도 한창 진행 중입니다.
오는 25일까지는 내부 공사를 마무리 짓겠다지만 학기 초까지 학생들의 불편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운동장이 없는 학교 앞에는 왕복 4차선 도로가 있어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게다가 학교와 철길 사이는 불과 5m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차가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안전시설이 전혀 없어 어린이들에게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입학을 결정한 부모도 불안합니다.
▶ 인터뷰 : 공순자 / 결혼 이민자
- "조금 아무래도 다른 학교에 비해서 처음 시작이잖아요. 조금 불안한 점이 있긴 합니다."
다문화 가정 자녀를 따로 모아 학교를 세운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역효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안현숙 / 다문화 가족상담센터 대표
- "일반 아동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겁니다. 이렇게 인식시켜줬을 때 아이들이 점점 성장하면서 한국사회구조 안으로 나이가 들어가면 점점 들어오기 어려워집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런 초등학교보다는 적응이 더욱 어려운 중도입국자를 위한 시설로 바뀌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