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 경호실장이라며 숨겨놓은 금괴의 발굴 비용으로 억대의 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정교하게 관련 서류를 위조하고, 금괴를 숨겨놓은 장소로 답사를 가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인제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08년 4월 여관을 운영하는 맹 모 씨는 소개로 류 모 씨를 만났습니다.
영국 왕실 경호실장이라고 밝힌 류 씨는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한국에 왔을 때 5조 원 상당의 금괴를 밀반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금괴는 이천에 있는 도자기 가마에 숨겨놨고, 금괴를 발굴하면 청와대 허가로 광양제철소를 인수할 거라는 황당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맹 씨는 청와대와 영국 왕실에서 근무했다는 경력에 혹해 선뜻 류 씨에게 천5백만 원을 건넸습니다.
▶ 인터뷰 : 맹 모 씨 / 피해자
- "진짜 실력 있는 사람이라면 일이 되면 알아서 해주겠지라고만 생각했지 내가 구체적으로 얼마를 받고 한 적도 없습니다. 그냥 처분만 바랐습니다."
류 씨는 특히 정교하게 위조된 제철소 인수 허가증을 보여주고선 실제로 금괴를 보관했다는 냉동창고 등으로 답사를 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류 씨는 지난 2008년 5월부터 2009년 7월까지 맹 씨를 포함해 모두 3명에게서 1억 5천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이에 대해 류 씨는 혐의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류 모 씨 / 피의자
- "(영국 왕실 이야기는요?) 그런 건 없습니다. (그런 이야기 하신 적 없으세요?) 없습니다. (투자 권유 등 하셨습니까?) 아닙니다."
경찰은 류 씨를 구속하고, 류 씨와 같이 부부행세를 하며 국정원 직원으로 사칭해온 이 모 씨에 대해선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