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기도 광명역에서 발생한 KTX의 탈선 사고는 '설마'하는 안이함과 적당주의가 부른 인재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수리에서 보고까지 총체적으로 부실이었습니다.
송한진 기자가 사고 과정을 재구성했습니다.
【 기자 】
문제의 시작은 선로전환기에서 빠진 너트 한 개였습니다.
11일 새벽 용역업체 직원들이 선로전환기의 낡은 케이블을 교체한 후 너트 한 개를 빠뜨리면서 에러 사인이 발생한 것.
코레일의 수리반 직원이 달려갔지만 너트가 빠진 것은 발견하지 못하고 임시로 선로전환기를 직진만 가능하도록 바꿔놨습니다.
하지만 보고할 때 이 점을 누락한 것이 화를 키웠습니다.
이 직원은 직진만 가능하게 했다는 내용을 뺀 채 그저 "열차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임시 조치를 취했다"고만 보고한 것입니다.
관제센터는 수리반 직원의 말을 '완전하게 조치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열차가 들어오자 우회전 신호를 넣었습니다.
사고 열차가 3분 정도 늦게 도착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직진만 가능하게 된 선로전환기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에러 사인이 떴고 이에 놀란 관제센터가 곧바로 직진 신호로 바꿨습니다.
이에 따라 열차의 진입부는 우회전, 중간부는 직진으로 엇박자가 나면서 탈선이 발생한 것입니다.
결국 사소한 정비 실수가 '설마'하는 안이함과 애매한 보고로 인해 대형 참사를 부를 뻔한 것입니다.
한편 해당 용역업체 직원은 문제의 너트를 건드리지 않았다고 주장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뉴스 송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