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부대 내 구타나 가혹행위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고질병과도 같은데요.
하지만, 구타를 했던 가해자들도 마음을 열고 교육을 하자 조금씩 변화를 보였습니다.
전·의경을 상대로 한 인권교육 현장을 최인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두 손을 엇갈리게 맞잡은 전·의경이 강사의 지시에 맞춰 손을 풀어봅니다.
서로 팔을 돌리면 풀리지 않던 양팔이 한 사람이 몸을 돌리자 쉽게 풀립니다.
이어서 한 번쯤은 들어본 아름다운 선율의 가곡을 불러봅니다.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간단한 게임을 하고 노래를 하는 것만으로도 전·의경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집니다.
구타나 가혹행위를 했다고 지목받은 전·의경 3백40여 명은 지난 10일부터 중앙경찰학교에서 인권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인권 특강과 다양한 인성 교육, 봉사 활동 등으로 그동안 얼어 있던 전·의경은 차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가해 전·의경
- "지금 생각하면 조금만 생각하고 참으면 안 때릴 수도 있는 문제였는데 약간의 생각의 차이가 구타를 일으킨 것 같습니다. "
죄인 취급을 받으며 감찰 조사를 받을 땐 억울한 마음도 있었지만, 교육을 받으며 후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인터뷰 : 가해 전·의경
- "사회에 나가서 회사에 취직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윗사람이 될 테니까 아랫사람을 배려하고,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가혹행위 수준이 심각하면 추가 교육과 함께 형사 처벌까지도 할 계획입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이번 전·의경 인권교육이 고질적인 부대 내 구타나 가혹행위를 뿌리 뽑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