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폭탄이 떨어진 강원 영동지방에는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경북 울진에서는 정박 중인 어선이 침몰했고, 산간 마을은 사실상 고립돼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직각으로 서 있어야 할 교통 신호등이 불이 꺼진 채 대각선으로 꺾여 있습니다.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을 견디지 못하고 눈에 파묻혀 버린 겁니다.
도로 위를 달려야 할 버스들은 더는 움직일 수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걸어다니는 시민들.
어디가 도로고 어디가 인도인지 분간조차 어렵습니다.
차 주위에 쌓인 눈을 치워보지만 자신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입니다.
벌써 3시간째지만 치워도 치워도 눈은 끝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영기 / 강릉시민
- "제가 원주에 볼일이 있어서 가야 하는 상황인데, 아침 10시부터 치우기 시작한 거 같아요. 지금 몇 시인지 모르겠고, 빨리 치워서 나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진도는 안 나가고…"
다리에 비닐봉지를 둘러봤지만 골목길을 뚫고 나오며 옷은 다 젖었습니다.
▶ 인터뷰 : 이정미 / 강릉시민
- "골목길에 눈이 무릎까지 쌓여서 뚫고 나오려면 옷이 젖어서요. 비닐을 싸고 나오면 (옷이) 덜 젖어요."
평소 같으면 차들로 붐벼야 할 고속도로 톨게이트도 사정은 마찬가지.
도로 한복판에는 여전히 눈이 쌓여 있고, 그나마 눈을 치운 차선으로만 차들이 간간이 지나갑니다.
곳곳에 있는 비닐하우스와 주택 지붕은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고, 경북 울진에서는 어선 3척이 침몰했습니다.
강릉 완산면과 성산면 등 산간 마을은 사실상 마을 전체가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2018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를 위한 IOC의 최종 리허설도 기록적인 폭설로 하루 연기됐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