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된 금미호 선장 김대근 씨는 납치돼 있던 123일이 매순간 지옥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해적들은 금미호를 다른 해적질의 모선으로 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명준 기자입니다.
【 기자 】
납치 넉 달 만에 풀려난 금미호 선장 김대근 씨는 피랍 기간 넉달 동안 생명에 위협을 느끼지 않았던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며 치를 떨었습니다.
김 선장은 "배를 장악한 해적들이 신발과 속옷, 심지어는 화장실 휴지까지 모조리 빼앗아갔다"며 남은 거라곤 러닝셔츠 1개와 팬티 2장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금미호는 피랍 기간에 해적들이 다른 해적질을 하는데 모선으로 악용되기도 했습니다.
김 선장은 "해적 보트로는 먼바다까지 나가기 어렵기 때문에 금미호에 해적 보트 2척을 싣고 해적질에 동원했다"고 말했습니다.
해적들은 금미호를 이용해 4차례 해적질에 나서 2번은 실패했지만 LPG 운반선 1척과 유조선 1척을 추가로 납치했다고 김 선장은 전했습니다.
김 선장은 "해적에게 풀려난 순간 기쁨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심신이 지쳐 있었다"며 그동안의 생활이 악몽 같았음을 내비쳤습니다.
김 선장은 특히 "해적과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피랍 기간 동안 고수한 정부에 대해서는 강한 불만과 서운함을 드러냈습니다.
김 선장은 "국가가 위험에 빠진 국민을 나 몰라라 하는 건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 함대 소속인 핀란드 군함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 중인 금미호는 오는 14일쯤 케냐 몸바사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