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인수 이행보증금 소송 패소

【 앵커멘트 】
한화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행보증금 3,150억 원을 둘러싸고 벌여온 소송에서, 법원이 산업은행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정주영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1년 넘게 끌어온 법적 분쟁이 일단락됐군요. 법원이 산업은행은 이행보증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한 한화가 산업은행으로부터 이행보증금 3,150억 원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는 조금 전 열린 1심 선고기일에서 "산업은행은 이행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한화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도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서 "자금 조달 실패로 인수가 불발된 만큼 이행보증금 몰취는 정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수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점은 인정되지만, 국내 금융 시스템이 마비된 것으로 볼 순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이행보증금의 일부라도 돌려달라는 한화의 주장에 대해서는 "3,150억 원은 인수대금 6조 3천억 원의 5%에 불과해 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그럼 한화와 산업은행이 벌여온 분쟁, 어떤 내용인지 간략히 정리해 주시죠.

【 기자 】
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한화는 당시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이행보증금 3,150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2009년 1월 한화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시작됐습니다.

한화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친데다 대우조선을 제대로 실사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으니 이행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한화의 자금 동원력이 부족해 인수가 무산됐다며, 이행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맞서왔습니다.

이번 판결로 산업은행은 일단 유리한 입장을 점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한화 측은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곧바로 항소할 방침이어서 치열한 2라운드가 예고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