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들이 금미호를 풀어준 데에는 무엇보다, 몸값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이유가 큽니다.
여기에 지난달 삼호주얼리호 구출 사례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황주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해적들이 돈을 받지 않고 선박을 풀어준 사례는 지난 1월 대만 선적에 이어 이번 금미호가 두 번째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번 석방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일단 금미호가 석방금 지불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해적들이 파악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금미호의 선사인 금미수산은 경영난으로 본사를 폐쇄하고 케냐 현지에서 배 1척만 운용해 왔을 만큼 사정이 어려웠습니다.
해적들은 납치 초 몸값으로 650만 달러, 우리 돈 약 70억 원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막판에는 10분의 1인 7억 원 수준까지 낮췄습니다.
하지만 몸값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다, 더이상 인질들을 먹여 살릴 방도가 없어 결국 풀어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한국인 선원들이 말라리아와 당뇨병으로 건강이 악화된 점도 해적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됐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만약 선원들이 사망할 경우 인질을 볼모로 한 몸값 협상도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에, 그 전에 손을 뗐을 가능성이 높다는 후문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삼호주얼리호를 구출한 직후 해적과의 협상은 없다고 단호히 밝힌 점도 해적들의 의지를 꺾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황주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