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인 설 연휴 동안 밥상에 가장 많이 올랐던 화제 중 하나는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왜 아주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느냐였다.
석 선장이 국내 최고 의료 수준을 자랑하는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빅4`를 제쳐두고 왜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일까.
바로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외과 전문의로 구성된 `중증외상특성화센터`에 해답이 있다.
몇몇 병원들도 중증외상센터가 있지만 상당수 의료진이 일반 정형외과 출신들이다. 이에 반해 20여 명으로 구성된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는 순수 외상외과 전문의들로 구성돼 있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우리 병원만큼 다발성 외상환자 치료경험과 성공률을 가진 병원이 국내에 없다"며 "아주대병원은 일찍 외상외과에 눈을 떠 이국종 교수를 비롯한 전문의들을 외국으로 보내 훈련을 시켜왔다"고 말했다.
석 선장의 치료를 책임지고 있는 이국종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응급의학과 교수)은 응급처치와 수술이 동시에 가능한 국내에서 찾기 힘든 외상외과 전문의다. 이 센터장은 1995년 아주대 의대를 졸업하고 2003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병원과 2007년 영국 로열런던병원 외상센터에서 수련했다.
석 선장이 도착하자마자 외상외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등 교수 6명이 투입돼 단시간에 수술을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쌓인 다양한 수술경험과 지신감 때문이다. 중증외상은 둔상이나 관통상을 입어 주요 장기가 손상되거나 신체 부위가 광범위하게 손상을 입어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고난도 치료 분야다. 24시간 밤낮없이 대기해야 하고 수술 후 관리도 쉽지 않다.
이처럼 일이 워낙 힘들고 보수마저 낮아 의사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3D 진료과목으로 손꼽힌다. 병원들도 수익이 적고 의료진 확보도 어려워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보건복지가족부가 중증외상특성화센터로 아주대병원을 비롯해 총 35개소를 지정했지만 서울대, 삼성서울, 서울아산, 세브란스병원 등 `빅4` 병원은 명단에서 빠져 있다. 정부는 당초 서울대병원 의료진에서 주치의를 선발하려고
정부는 석 선장 입원을 계기로 교통사고 및 추락사고를 당한 중환자를 헬기로 옮겨 수술하는 `닥터 헬리` 도입과 함께 이들 환자를 전담할 권역외상센터를 2015년까지 전국 6곳에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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