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더욱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온기 하나 없는 쪽방에서 오지 않는 가족을 기다리는 독거 노인들을 송찬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서울 종로구의 한 쪽방촌.
어른 한 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의 작은 쪽방에서 윤석인 씨는 10년째 살고 있습니다.
부인과는 10년 전 사별했고, 두 딸과는 멀리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쉼터를 찾고, 동네를 산책하면서 외로움을 달래보지만, 명절이면 참기가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윤석인 / 서울 돈의동 쪽방촌 주민
- "올해 제사는 취소하고, 애들이 보고 싶은데…. 보고 싶어요. 참는 거예요."
두 딸에게서 전화가 오기만 손꼽아 기다린다는 윤 씨.
명문대학교를 나와서 한때 광고업에 몸을 담았기에 지금의 처지가 더욱 기가 막힙니다.
▶ 인터뷰 : 윤석인 / 서울 돈의동 쪽방촌 주민
- "불쌍하죠…. 내가 불쌍하죠."
윤 씨처럼 가족 없이 홀로 지내는 쪽방촌 독거 노인은 서울 시내에서만 800명.
서울시는 이들을 위해 합동 설 차례상을 마련했습니다.
차례상 앞에서 잠시나마 느껴 본 명절.
오지 않는 가족들을 기다리며 이들은 이번 설도 홀로 쪽방을 지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송찬욱입니다. [ wugawuga@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