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경찰이 시위대에 대해 발포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이집트 사태가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집트 전역을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하고 교민 철수도 검토 중입니다.
천권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수만 명의 성난 군중이 알-타흐리르 광장에 모였습니다.
탱크까지 올라타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합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물러나라. 물러나라."」
여당 당사는 검은 연기로 뒤덮였고, 도로 곳곳이 불에 탄 차량으로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수만 점의 고대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카이로 박물관도 일부 시위대에 의해 미라까지 훼손당하면서 난장판이 됐습니다.
이처럼 시위가 거세지자 이집트 당국은 통금 시간을 오후 4시로 앞당기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이스마일 오스만 / 국방부 대변인
- "통행금지령을 지켜 줄 것을 촉구합니다. 이를 어기는 시민들은 즉시 체포되고 매우 엄하게 처벌받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내무부 청사에 진입하려던 시위대에 실탄을 발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집트 보안 당국은 지난 이틀 동안 최소 62명이 죽고 2천여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무바라크 대통령은 자신의 최측근 인사들을 부통령과 총리에 각각 임명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미 백악관도 바빠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안보팀과 1시간 넘게 대책을 논의한 가운데, 이집트의 정치개혁 조치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우리 정부는 이집트 전역을 여행 자제지역으로 지정하고 1천여 명의 교민 철수도 검토 중입니다.
이집트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도 사설 경비원을 고용해 경비를 강화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