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거액의 토지담보대출을 받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피해자와 닮은 노숙자를 통해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보였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72살 정 모 씨는 지난해 11월 한 은행으로부터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땅을 담보로 거액의 돈을 빌린 게 맞냐는 얘기를 들은 겁니다.
▶ 인터뷰(☎) : 정 모 씨 / 피해자
- "전화가 왔어요. 여기서 무슨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수없이 대출을 받은…"
36살 김 모 씨 등 14명은 정 씨가 자신의 밭을 매물로 내놓은 것을 알아채고 주민등록증과 등기권리증 등을 위조했습니다.
이들은 위조한 주민등록증으로 각종 서류를 발급받아 모 금융사에 제출했고 이 금융사는 총 25억 원을 이들이 개설한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피의자
- "서류상이나 모든 절차가 문제없게끔 또 정상적인 서류가 들어왔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별문제 없이 진행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6개월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쳐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범행자금을 지원하는 사람, 주민등록증 등을 위조하는 사람, 대출받을 은행을 찾는 사람 등 철저하게 역할 분담을 한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정 씨와 닮은 노숙자를 섭외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경찰은 아직 검거되지 않은 2명을 추적하는 한편, 거액의 돈을 빌려준 금융사와 이들 사이에 관련이 있는지도 계속 수사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 sunghoon@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