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남한 법원서 친자소송 첫 승소

【 앵커멘트 】
북한에 사는 주민들이 남한에서 숨진 아버지와의 친자 관계를 확인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겼습니다.
우리나라 법원이 북한 주민의 친자확인 소송을 받아들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평양에 사는 윤 모 씨 남매 4명은 지난해 우리나라 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6·25 전쟁 때 월남했다 숨진 아버지 A 씨와의 친자 관계를 인정해, 아버지가 남긴 1백억 원대의 유산을 나눠달라는 겁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윤 씨 등이 선교사를 통해 보낸 손톱 등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윤 씨 남매는 A 씨의 친자녀로 인정된다고 판결했습니다.

▶ 인터뷰 : 김윤정 /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원고들로부터 채취한 손톱과 머리카락, 그리고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로부터 채취한 손톱과 머리카락을 대조하여 혈연관계에 있음을 확인한 사안입니다."

이번 판결로 아버지의 유산을 나눠달라는 민사 소송은 힘을 얻게 됐습니다.

▶ 인터뷰 : 배금자 / 북한 주민 측 변호사
- "친생자가 확인됐기 때문에 부친이 남긴 재산에 대해서 상속권이 인정되며 상속재산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가 북한 주민이 남한에서 숨진 친족의 유산 상속을 방지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어, 민사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윤 씨가 당장 북으로 재산을 가져가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 jaljalara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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