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 가결되자 여당 "원천무효"…야당 "내란 공범"

국힘, 대법관 임명안 표결 불참…한덕수 탄핵안 상정되자 들어와
탄핵 의결정족수 두고 여야 강경 대치…국회의장, 과반 가결로 결정

↑ 우원식 의장에게 항의하는 국민의힘/사진=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오늘(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 의원들이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집단 항의하며 양측이 한동안 대치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첫 안건인 마용주 대법관 임명동의안 표결에는 단체로 참여하지 않았고, 두 번째 안건인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자 본회의장에 들어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탄핵안 제안설명을 하자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정을 마비시키는 게 내란이다", "탄핵이 내란이다" 등 항의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내란당 해체하라", "그 입 다물라"고 맞받았습니다.

탄핵안을 상정한 우 의장이 표결을 앞두고 "이 안건은 국무총리 한덕수에 대한 탄핵소추안이다. 그러므로 헌법 제65조 2항에 따라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말하자 여당 의원들이 벌 떼처럼 들고일어났습니다.

국민의힘은 한 권한대행 탄핵안 가결 정족수가 대통령과 같은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이라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국무총리 기준인 '재적 과반(151석)'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의 발언 도중 일제히 의장석 앞으로 몰려나와 "원천무효", "의장 사퇴", "탄핵 반대", "직권 남용"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치며 항의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장석에 뛰어 올라가 "3분의 2로 해야지, 이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습니다.

우 의장은 국회법 10조에 따라 자신에게 "국회 의사를 정리할 권한이 있다"고 반박하면서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은 직의 파면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 안건의 탄핵소추 대상자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을 대신해서 행사하는 국무총리"라고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센 항의 속에 야당 의원들은 투표를 시작했습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내란 공범"이라고 소리쳤다. 국민의힘에선 조경태 의원이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투표 결과 재적의원 과반인 192명 전원 찬성으로 한 권한대행 탄핵안은 가결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체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권 원내대표는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 표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우 의장이 제멋대로 과반이면 가결되는 것으로 정했다"며 "3분의 2에 미치지 못하므로 원천무효이고 투표 불성립이 됐음을 선언한다. 한 권한대행은 탄핵안 표결 자체가 원천무효이기 때문에 권한대행직을 그대로 유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늘 민주당은 국민을 버리고 자신들의 아버지 이재명을 선택했다. 국정 안정을 짓밟고 국정테러를 선택했다"며 "나라를 망쳐서라도 권력을 얻겠다는 비열한 욕망을 날것으로 여실히 보여줬다"고 비판했습니다.

↑ 본회의장 나와 규탄대회 연 국민의힘/사진=연합뉴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mikoto2306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