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면 들여보내야 하나”…계엄 선포 후 혼란에 빠졌던 젊은 경찰들

↑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배치됐던 경찰버스가 철수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긴급 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는 4일 새벽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3일) 밤 선포한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현장에 배치된 젊은 경찰관들 사이에서 계엄령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어젯밤 계엄령이 선포된 직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국회 경비대와 영등포경찰서 직원들이 담장을 따라 배치돼 국회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충돌이 발생했고, 국회의원들마저 출입이 제한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회 주변에 배치된 젊은 경찰관들이 ‘국회의원이 일하러 가는데 막는 게 맞느냐’는 시민들의 항의를 듣고 동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준석 의원은 “지휘관이 출입을 막으라고 명령했지만, 일부 젊은 경찰관들은 ‘국회의원이면 들여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현장에서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또한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위헌적이며 이 과정에서 군경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위법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군경을 향해 "지금부터 불법 계엄선포에 따른 대통령 명령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명백한 불법 명령으로 이를 따르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역시 "지금 계엄령에 근거해서 군경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위법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결국 책임은 군, 경이 지겠다", "국회의원 (출입을) 막은 책임을 지게 되는 것 아니냐" 등 경찰관들의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또 다른 글에는 "국회 봉쇄하고 국회의원 (출입을) 차단한 경찰 군인을 모두 척결하라"거나 "군경이 위법한 계엄선포에 해선 안 될 국회 폐쇄에 동참했으니 지휘를 내린 사람들이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한편 조지호 경찰청장은 오늘(4일)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한 상태입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