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무릎 꿇은 강화 주민…인사차 들른 한동훈, 격려 전해

↑ 인천 강화군 지역 주민 A씨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릎을 꿇고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오늘(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인천 강화군 지역 주민들이 '대남방송'으로 인한 소음 피해가 극심하다며 고통을 호소한 가운데, 한 주민은 무릎까지 꿇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감사에는 북한의 확성기 방송으로 인한 피해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강화 주민 2명이 참고인으로 참석했는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원들에 인사차 방문했다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격려했습니다.

자신을 두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한 A 씨는 "방송 소음으로 인해 저희 일상은 무너졌다"며 "딸아이는 잠을 못 자고 힘들어해서 입에 구내염이 생기고, 아들내미는 새벽까지 잠을 못 자는 상황인데 (정부나 지자체는) 아무것도 안 해주더라"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여기 계신 국방위원장님이나 손자, 자녀 분이 방송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잠 못 자겠어요'라고 하면 어떻게 얘기해주실 수 있느냐"라면서 국방부 차관 쪽을 향해 무릎을 꿇고 "도와 달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또 60년 간 강화에서 살았다는 B 씨는 "김포, 연천, 파주는 위험 지역구에 선정됐는데 강화는 빠졌다"며 "우리 집에서 이북은 1.8㎞인데 왜 위험지구에서 저희 마을이 빠졌는지 너무 이해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음 전문가를 투입해 주셔서 그분들과 주민들이 같이 어떤 방법이 있을지 (찾아볼 수 있도록 해달라)"라며 "보상받는 것은 원치 않는다. 소리를 안 듣고 살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천 강화군 지역 주민이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북한의 대남방송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마침 한 대표가 상임위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국방위를 방문했고, 그는 강화 주민들과 1분 남짓 대화하며 "강화 가서 다 뵀던 분들이다. 힘내시라"고 이들을 격려했습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지역 주민들 말씀대로 소음 관련 전문가를 현장에 보내서 같이 하는 것들을 검토해서 그것들이 현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번 방안을 찾고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강화 지역이 피해지역에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해서 바로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우리 군이 쓰레기 풍선 살포 등에 대응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지난 7월부터 대남 확성기를 통해 쇠 긁는 소리 등 여러 소음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