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신지호, 용산에 "달나라 상황인식" 불만…용산은 "한대표와 무관" 톤다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공식화했지만, 대통령실은 '증원 불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른바 '윤·한(윤석열 대통령·한동훈 대표)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발언하는 한동훈 대표. / 사진=연합뉴스 |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28일)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어제(27일) 밤 공식화한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에 대해 "현재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검토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또 오는 30일 예정됐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등 여당 지도부의 만찬도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만찬 회동은 한 대표가 '증원 유예' 제안을 대통령 앞에서 직접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예상돼 정치권과 의료계의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대통령실은 연기 이유로 "민생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연기 발표 시점이 한 대표의 증원 유예 제안 공식화 바로 다음 날이란 점에서 정치적 해석도 낳았습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 제안에 따라 예정됐던 만찬이 다시 대통령실의 요청으로 연기된 것을 두고 최근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한 대표 측과 용산의 시각차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친한(친한동훈)계는 이 같은 대통령실과 정부의 행보에 비판적인 가운데, 일부 인사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 채널에서 보건의료노조 파업 등에 따른 응급실 비상 상황이 심화하는데도 대통령실이 의대 증원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거의 달나라 수준의 상황 인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 대표의 한 측근은 "현재로서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보류하는 것이 정부와 의료계 대화의 물꼬를 틀 유일한 대안"이라며 "국민 눈높이를 감안해 의료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한 대표의 뜻"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은 한 대표를 아예 거명하지 않은 채 당과 소통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는 분위기입니다.
이날 의대 증원 계획 유지 방침을 공식 재확인한 이유와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의대 증원 유예 제안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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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료 개혁 추진 과정에서 당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당 연찬회에 수석비서관을 비롯한 참모진이 직접 가서 의료 개혁을 설명하는 것도 이런 차원"이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자칫 '한동훈 지도부'와 대립 구도로 비치려는 것을 자제하려는 분위기인 데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정부와 공동보조를 유지하고 있어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면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코로나 확진으로 닷새 만에 업무에 복귀한 추경호 원내대표도 한 대표의 제안과 관련해 "유예를 심도 있게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 없다"며 "의료 개혁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정부 추진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당도 함께할 생각"이라고 말했
당내 일각에선 다음 달 열릴 것으로 보이는 여야 대표 회담 의제로 의정 갈등을 올리는 방안도 거론됩니다.
하지만 한 대표 비서실은 "관련 의제를 논의한 적이 없다. 대통령실과도 이야기가 완전히 되지 않았는데 아직 야당과 이야기할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