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대북공작국 소속 간부가 휴민트 수십 명의 명단을 출력해 정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저희 MBN이 단독으로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휴민트 활동이 국정원 내부에서 북으로 유출돼 결국 중국 공안으로까지 흘러간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강재묵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북중 수교 70주년이던 지난 2019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잇달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났습니다.
국정원 공작원 역할을 했던 A씨는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을 사전에 파악해 첩보로 제공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듬해 한 호텔에서 성과를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국적으로 북한과 중국을 자유롭게 드나들던 A씨는 중국으로 귀국하자마자 공안에 붙잡혔습니다.
A씨는 공안이 자신이 국정원에 첩보를 전한 것은 물론, 이를 치하하기 위한 자리까지 언급하자 활동이 사실상 전부 노출됐음을 알게됐습니다.
MBN 취재 결과 A씨는 공안으로부터 국정원 내 중국과 북한에 협조하는 요원들이 상당수 있다는 얘기까지 듣게 됐습니다.
이후 A씨는 다시 일을 해보자는 국정원에 기밀이 새어나가는 곳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대북공작을 담당했던 전직 국정원 관계자 B씨는 당시 상황을 전하며 자신의 상관과 연계된 일부 라인이 북한에 A씨의 정보 등 기밀을 넘겼을 가능성을 의심했습니다.
앞서 휴민트 정보원 명단이 출력되고 북한에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구체적인 동선까지 노출된 정황이 나오면서 국정원 여러 라인에서 기밀이 경쟁적으로 유출됐을 가능성도 우려됩니다.
MBN뉴스 강재묵입니다. [mook@mbn.co.kr]
영상편집 : 이유진
그 래 픽 : 김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