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특검법·쟁점법안 속도전…與 "野 폭주 저지 원내투쟁"
↑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오늘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나와 결정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면서 제22대 국회가 약 한 달 만에 정상화 궤도에 오를 전망입니다.
오늘(24일)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외교통일·국방·기획재정·정무 등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민주당이 지난 10일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법제사법·운영·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가져가고 남은 상임위원장 자리입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민주당이 차지한 데 반발해 상임위 활동을 전면 거부했습니다. 국회 관례상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2당, 운영위원장은 여당 몫이었는데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이를 무시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남은 7개 상임위원장마저 받지 않으면 야당이 18개 전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하게 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결국 현실론을 택했습니다.
민생 입법 과제를 챙겨야 할 집권 여당이 국회를 외면해선 안 된다는 부담이 갈수록 커진 것도 등원을 결정하는 배경이 됐습니다.
국민의힘의 7개 상임위원장 수용 결정에 따라 이제 원 구성은 마무리 절차만 남겨놓게 됐습니다.
이르면 오는 27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여당 몫 7개 상임위원장과 국회부의장을 선출하면 원 구성은 완료됩니다. 국민의힘 '보이콧'과 정부 측 불참으로 반쪽 운영돼 온 상임위 활동도 정상화합니다.
그러나 특검법안과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국회는 곳곳에서 파열음을 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이미 '채해병특검법'과 '방송3+1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등 주력 법안들을 상임위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 각각 본회의와 법사위로 넘긴 상태입니다.
민주당은 채해병 사건의 경우 특검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벼를 뿐 아니라, 국정조사도 병행해 '쌍끌이'로 여권을 압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과방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간 '방송 3+1법' 개정안도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장직을 활용해 속도감 있게 처리할 방침입니다. 특검법처럼 숙려기간이나 소위 심사를 생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민주당은 25만∼3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을 담은 민생위기극복특별조치법도 다음 달 2일 행정안전위에서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에 108석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원내 투쟁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국민의힘은 민주당 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 등원을 결심했다"며 "이재명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의회독재 저지를 위해 원내 투쟁을 본격화하고 더 처절하고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21대 국회에서와 마찬가지로 거부권 카드를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당과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법안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민의힘 양보로 타결된 원 구성에 대해 "충정 어린 결단"이라면서 "민생을 위해 협치하라는 총선 민심을 받드는 22대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거대 야당이) 힘자랑 일변도의 국회 운영을 고집한다면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의 명분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민주당의 특검·쟁점법안 강행 처리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이 맞서면서 22대 국회는 곳곳이 '뇌관'이 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을 비롯해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법안들을 재추진하기 위한 입법 청문회를 열 방침이어서 각 상임위에서 여야 충돌을 예고했습니다.
내일 국토교통위(전세사기특별법), 26일 보건복지위(의료계 현안), 27일 환경노동위(노란봉투법) 청문회가 예정돼 있고, 과방위(방송통신심의위 관련)와 기획재정위(세수 결손) 등에서도 청문회를 추진할 방침입니다.
6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
다만 국민의힘 추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 책임자로서 사의를 표명, 여당 원내사령탑이 당분간 공백 상태에 놓이면서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이 당장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민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ma11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