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출처=제주포럼 제공 |
제 19회 제주포럼의 세션 중 제주특별자치도 중앙협력본부와 한반도평화포럼이 주최한 '다크투어리즘과 평화운동: 전쟁 분단의 역사와 기억’에서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다크투어리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세션에는 로빈 웨스트 런던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박영균 건국대학교대학원 통일인문학과 교수,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잔디 제주다크투어 사무국장이 참석했고, 사회는 김연철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이 맡았습니다.
다크투어리즘은 잔혹한 참상이 벌어졌던 역사적인 장소나 재난·재해 현장을 돌아보는 여행으로써 서대문 형무소나 광주 5.18묘역, 제주 4·3 평화공원을 방문하는 활동들을 의미합니다.
첫 연사로 나선 로빈 웨스트 교수는 ‘나는 다크투어리스트인가?’라는 주제로 한류와 다크투어리즘의 연관성을 주목했습니다.
웨스트 교수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에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았지만 그 여행이 다크투어리즘의 주요 장소까지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장소들이 과거의 잔혹한 역사를 선정적으로 비추는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과거사 정의와 기억을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웨스트 교수는 다크투어리즘이 윤리적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다양한 얼굴의 표현을 많이 포착할 수 있었다면서 다크투어리즘에서 사람들의 얼굴들의 표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게 된다고도 다크투어리즘의 도덕적 참여에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박영균 건국대학교대학원 통일인문학과 교수는 다크투어리즘이 단순히 사회적이고 역사적 측면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방향성을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다크투어리즘의 경우 역사 교훈 여행이지만 논쟁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가지 역사적 이념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것들을 풀어 헤치는 탈구축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탈구축 과정이란, 기존의 체계, 문법, 구조 안에 갇힌 기억과 상징, 이미지들을 지역화(로컬리티)의 다수성을 활용해 풀어헤쳐 그 전에 볼 수 없던 것을 보도록 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박 교수는 “다크투어리즘은 민간인이라는 단어 대신에 양민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고 피해자의 순교성과 무고함을 강조해 이들을 동정과 연민의 대상으로 보는 방식을 많이 택한다”면서 “이게 이들을 영웅화하는 방식이지, 실제 관광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움직이는 힘이 되지 못하다”고 짚었습니다.
박 교수는 또한 DMZ 안보 관광을 예시로 들면서 “DMZ는 분단을 재생산하는 시스템이면서 양쪽 국가들이 서로의 차이를 제거하는 폭력을 행사한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의 안보주의, 생태주의, 경제주의 기존의 틀에 박히게 된다”고 말했고, “DMZ 공간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것을 개별의 지역화(로컬리티)로 접근해야 한다”며 인간과 자연, 평화의 가치에 주목하는 인문학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다크투어리즘이 활성화된 원인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제도화된 기억’ 혹은 ‘제도화된 장소’에 포박된 역사 기억을 문화적 상상력을 통해 전유하고 현재성과 미래성을 담은 새로운 기억으로 만들어내려는 시도인지 역사 문화 대화로서 이를 다시 제도권 기억으로 편입시키는 것인지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로빈 웨스트 교수의 논문을 인용하면서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이것 또한 ‘서구가 바라는 형상의 기억’일 수 있다고 문제점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김잔디 제주다크투어 사무국장은 실제 역사적 장소들에서 다크투어리스트들을 접하면서 시민운동으로서의 다크투어리즘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생각보다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며 일반적으로 시민운동의 경우 기자회견 등의 방법의 수준으로 알려지는 것이 한계였다며 다크투어리즘을 통한 시민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다크투어리즘이 한계에 머물러있지 않고 다른 다크투어리즘을 위해서 지역화(로컬리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교수들의 설명해 동의했습니다.
“제주는 제2공항 이슈나, 이외에도 환경 이슈 다양한 것들이 많다”며 “이런 것이 제주 4·3사건과 모두 연관이 있다”면서 이런 현대적인 이슈들을 역사적인 사건에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이런 과정에서 앞서 박용균 교수가 말했던 언어적인 표현에 대해서도 설명하면서 “양민을 시민으로 현장에서 알리고 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더불어 김 사무국장은 “역사 교육에서 말하는 기록들은 승자의 역사이기 때문에 약자의 기록으로는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대다수가 말하는 기득권이 역사가 아니라 소수, 사회적으로 배제된 사람들이 기억하는 알려지지 않는 역사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불균형적인 역사
정원태 제주도 중앙협력본부장은 “이번 논의가 다크투어리즘이 미래로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보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면서 “제주가 다크투어리스트들이 즐겨찾는 새로운 역사의 현장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세희 기자 saay@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