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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제주포럼 제공 |
전직 외교부 장관들이 모여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한국을 구상하기 위해 지혜를 모았습니다.
어제(29일)부터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개막했습니다.
오늘(30일) 특별세션 중에는 제주평화연구원 주관으로 전직 외교부 장관 4명이 참석한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의 실현을 위한 지혜' 특별세션이 진행됐습니다.
세션에는 송민수, 유명환, 김성환,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들이 한 자리에 참석했고, 좌장으로는 손지애 외교부 문화협력대사가 맡았습니다.
첫 연사로 나선 윤병세 전 장관은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유럽 고위급 회의에 참석했던 윤 전 장관은 EU 대표가 자리에 앉자마자 “Fire everywhere”라고 이야기했던 경험을 말하면서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현 상황을 말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현재 세계는 과연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 수 없지만 이른바 분열화, 파편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 상황들이 다극화되고 그로써 인도·태평양 지역이 굉장히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로 자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윤 전 장관은 “과거보다 외교 안보 정책이 주요국의 국내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외교 안보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윤 전 장관은 올해 11월 미국 대선이 중요함을 설명하면서도, 북러 전략 협력과 중국, 이란의 상황까지 거론하면서 이들이 지정학적 축이 될 경우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과거처럼 한반도 중심의 시각이 아니라 글로벌한 차원의 통합 전략을 취하는 것이 이런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고민하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명환 전 장관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열강들의 세력 속에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작년 3월에 윤석열 대통령이 주변의 만류를 다 물리치고 일본에 먼저 가서 관계 개선을 하고 미국에 가야겠다는 결정은 지정학적인 면에서 전략적인 결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유 전 장관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역사를 볼 때 한국이 일본,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 동북아 국제 정세를 논의하고 서로 방향을 협의하고 전략을 같이 통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한국이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나라와 동일한 관계를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며 “한쪽 진영에 속해 힘을 가지고 반대편의 나라와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전 장관은 가운데 균형자 역할을 하기보다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편에 중심을 두되 중국, 러시아와도 균형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한 전 장관은 중국과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현재까지 미중 관계가 안정될 때 한반도 정세가 안정적이었다”며 미중 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1기 활동을 봤을 때 어려움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소위 현재 대두되고 있는 신냉전 체제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자신이 만난 다양한 중국의 전문가들도 현재 상황이 신냉전 체제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대결 체제로 끌고 나가려는 의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지난번 조태열 장관의 중국 방문을 거론하면서 “6년 만의 중국 방문”이었다며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은 이번 한일중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3국 정상들의 공동선언문에 한일중 협력 사무국(TCS)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문구가 있다”며 이런 부분에서 한미일과 한일중을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송민순 전 장관은 ‘인도 태평양 전략’과 ‘아시아 태평양 전략’에서 한국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현재 외교가에서 많이 거론하는 인도 태평양 개념의 경우, 아시아 태평양의 개념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역할이 연결지점에서 외곽으로 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우리나라 아시아 태평양이라는 개념에서 지정학적으로 보면 아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수용성이 있는데 인도 태평양 개념에서는 우리나라가 대륙과 태평양을 분리하기 때문에 경계선에 있는 느낌이다”면서 “아시아 태평양 개념으로 나아갈 때 우리 역할이 더 커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송 전 장관은 한미일 정상회의와 더불어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 송 전 장관은 “북한은 위성 발사를 어떻게 해서든지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이웃집인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른 나라들은 위성을 발사해 북한을 들여다보는데 북한이 위성으로 세계를 보는 것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도 송 전 장관은 과거 정부들의 대북정책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송 전 장관은 “과거 정책들을 보면 평화 협정 중심으로 하는 정책은 평화를 멀리하게 했고 통일 중심 정책은 통일을 더 멀리하게 했다”며 “보수, 진보 진영의 대북 정책 기본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김세희 기자 saay@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