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169일 만에 대중 앞에 서…"사리 반환, 천만 불자의 염원 덕분"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김건희 여사 참석해 주셔서 정말 감사"
윤석열 대통령이 회암사 사리 이운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함께 참석했는데, 김 여사가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인 건 169일 만입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오늘(19일)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는 지난 4월 16일 미국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한 것을 기념해 열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서 축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100년 가까이 양주 회암사를 떠나 이역만리 타국에 머물렀던 3여래 2조사 사리가 마침내 우리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면서 "큰 역할을 해 주신 진우 총무원장님과 대덕 스님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국가유산청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도 감사와 격려를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에 돌아와 모셔진 사리는 정광불, 가섭불, 석가불 3여래와 지공 선사, 나옹 선사 2조사의 사리가 함께 봉안된 사리로서 한국불교의 정통성과 법맥을 상징하는 소중한 국가유산"이라면서 "이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오는 길은 길고 힘들었다. 한미관계가 더 가까워지면서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환지본처를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 관계가 가까워진 것이 또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포기하지 않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애쓰고 노력하니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하여 국민들의 소망을 이루어 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회피하지 않고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힘쓰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화암사 사리 이운 고불식'에서 스님들이 부처님 사리를 친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이번에 돌아온 사리들은 본래 양주 회암사의 지공선사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가 일제강점기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함께 불법 반출된 것을 보스턴미술관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보스턴 미술관과 사리 환수에 대한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차이로 결렬됐는데,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4월 미술관에 들렀다가 반환 요청을 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는 게 불교계의 설명입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조계종은 사리 반환에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이 높은 김 여사가 큰 공헌을 했다며, 사리이운 기념 행사에 대통령과 김 여사가 꼭 오셨으면 하는 바람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행사 참석에 앞서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 등과 사전 환담을 가졌습니다.
환담 자리에서 호산스님은 김 여사에게 "여사님의 도음으로 환지본처가 가능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고, 김 여사는 "이번 환지본처는 제가 아니라 천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 생각한다"고 화답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해 합장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환담이 끝나고 윤 대통령 부부는 화동 2명의 안내를 받으며 행사장에 들어섰습니다.
많은 신도들이 일어서서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환영했으며, 윤 대통령 부부는 합장 반배로 화답했습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행사에서 "김건희 여사께서 직접 참석해 주셔서 정말 고맙다"며 "영부인께서 사리 이운 봉안에 공덕주가 되셨으니 후속적인 역사에도 힘을 보태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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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