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혐의' 박 대령 만난 이준석 "尹이 국민에 항명"

↑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대령이 오늘(21일) 오전 3차 공판이 열리는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해병대 예비역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국방부 장관이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지시를 어겨 항명 혐의를 받고 있는 박정훈 전 대령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항명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놨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오늘(21일) 항명·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는 박정훈 전 해병대 대령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는 국군중앙성당 앞에서 박 전 대령과 면담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면담을 마친 이 대표는 "면 대 면으로 만난 건 오늘이 처음이다. 정치적인 오해를 살 것 같아 만나 뵙지 못했는데 오늘은 공판이라는 아주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꼭 힘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전 대령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당시 채 모 상병이 실종자를 수색하다 순직한 사건의 초동 조사를 맡은 바 있는데,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대사가 오늘 귀국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는 "지금 공관장 회의에 온다는 것 자체가 급히 출국할 이유가 없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며 "윤 대통령이 여러 가지 실정 이후 잠시 여당 지지율이 살아나는 것 같은 착시 속에서 오만방자하게 행동하다가 또 총선을 앞두고 잠시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령은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복무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지금 대통령께서 대통령에게 권력을 위임해 준 국민의 생각에 반하는 그런 정치를 하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국민들에게 항명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어 "재판을 받고 책임져야 될 사람은 공항 귀빈실로 빠져 나가고 반대로 채 상병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될 사람은 군사법원의 좁은 입구로 들어가면서 재판에 임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미 호주의 언론에서도 이 대사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는데 이 대사가 정상적으로 호주 대사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이 대사를 저격했습니다.

이 대표는 "주요국 대사가 이런 수사나 재판 때문에 자주 귀국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상대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며 "이 대사 본인의 결단이 필요하고, 그 결단이 늦어지면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전격적인 판단을 해야 된다"고 사퇴 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