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작은공 세워 수십년 권세"…정치권에 "참새와 봉황"

안중근 사형선고일에 "이런 분이 독립운동가…정쟁 급하다고 쉽게 올리지마라"

↑ 오세훈 서울시장 /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밸런타인데이'이자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에게 일제가 사형을 언도한 날인 오늘(14일) 안 의사의 활동을 소재로 현 정국을 에둘러 언급한 글을 올렸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참새와 봉황'이라는 글에서 "오늘은 한일 강제 합병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에게 일제 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날"이라고 조명했습니다.

그는 "누군가에게는 그저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일 수 있겠지만 독립운동사에서는 잊지 말아야 할 오늘"이라고 강조하며 "민족의 어려움을 보고 분연히 일어서서 독립운동에 매진했고, 동양 평화의 큰 뜻을 품었지만 대의를 위해 불과 서른한 살에 산화했다"라고 안 의사를 기렸습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이런 분들이야말로 독립운동가들"이라며 "젊을 때 작은 공을 세우고 수십 년 권세를 누리는 사람들이 정쟁이 급하다고 쉽게 올릴 분들이 아니다"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참새를 봉황에 비교해 봐야 참새만 초라해진다"며 "참새가 봉황의 뜻을 알 수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글은 4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여야 간 경쟁이 격화하며 '운동권 청산론'이 이슈 중 하나로 거론되는 상황 속에 나와 눈길을 끕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불붙는 가운데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면서도 '여의도 용어'를 다수 차용해 풀어 내려간 모양새입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 운동권 출신이 대거 포진한 야당을 겨냥해 '운동권 경력을 훈장 삼아 수십 년째 특권을 누린다'며 '운동권 세력 청산론'을 들고나왔습니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선 홍익표 원내대표 등이 '민주화 운동 세력이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이는 독립운동가를 폄하했던 친일파의 논리'라고 맞받았습니다.

여권에선 '민주당이 운동권을 독립운동가와 비교한 건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야권에선 '86세대가 정쟁을 주도하는 게 아니다', '민주화운동 성과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맞섰습니다.

[윤도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oloopp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