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 선거에서 지면, 원인과 책임을 분석하는 백서를 만듭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패했지만 백서를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최근 그 파장이 번지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민주당이 899쪽 분량의 대선 백서를 이미 발간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표선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임혁백 /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그제)
-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정권의 탄생에 원인을 제공한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주시길 바랍니다."
임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친문 진영을 향한 최후통첩으로 해석돼 당 내홍을 격화시켰습니다.
▶ 인터뷰 : 고민정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정치권이 연일 공천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용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 "백서 작업을 하지 않았는데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묻는 이 일이 이번 공천 관련 과정에서 벌어지게 되면 또 다른 논란이…."
패배에 대한 원인 분석 없이, 문재인 정부에만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겁니다.
탈당한 조응천·이원욱 의원은 당에서 나갈 때까지 백서를 만들지 않은 걸 꼬집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MBN 취재결과, 민주당은 이미 대선 백서를 만들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으로 제대로"라는 제목의 백서는 총 899쪽 분량으로 2022년 8월 발행됐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우상호 의원이 발행인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백서엔 당시 대통령 후보자였던 이재명 대표는 물론, "백서 작업을 안 했다"던 박용진 의원의 기념사도 담겼습니다.
백서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당의 부탁으로 당직자들과 함께 제작했다"며 존재를 인정했습니다.
▶ 스탠딩 : 표선우 / 기자
- "선거에서 왜 졌는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전략을 짜기 위해 만든 반성문이지만 소속 의원들조차도 알지 못하는 가운데 공개하지 않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MBN뉴스 표선우입니다."
[pyo@mbn.co.kr]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최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