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딸 정연 씨, 사위 곽상언 씨, 권양숙 여사, 며느리 재벙민 씨, 아들 건호 씨. 2003-02-25 / 사진=매일경제 DB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 서거 전 마지막 당부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곽 변호사는 오늘(15일) 페이스북에 “어르신께서는 서거하시기 며칠 전 내게 전화하셨다”며 ‘잘 견뎌달라’, ‘딸을 부탁한다’는 말을 했다고 돌아봤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 곽 변호사에게 전화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곽 변호사는 “그날은 2009년 5월 23일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전화벨이 울려 가족들이 모두 깼다. 어르신이 위중하다는 내용이었다”며 “전날 마신 술이 덜 깼는지 머리가 멍했다. 아내의 불안한 목소리에 나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 왜 그때 하필 검은 양복을 입고 나섰을까”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봉하마을로 가기 전에 남양주시로 갔다. 두 아이를 남양주에 사는 여동생에게 맡기기 위해서였다”며 “차를 운전하면서 라디오를 켰는데, 아나운서가 어르신께서 돌아가셨다고 보도했다. 조수석에서 함께 라디오를 들은 아내는 오열했고, 영문을 모르는 두 아이는 불안해하며 눈치만 살폈다. 토요일이었고 차가 많이 밀렸던 것 같다”고 떠올렸습니다.
곽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며칠 전 자신에게 전화가 왔다며 “비서관이 전화를 걸어 어르신을 바꿔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견뎌주게. 우리 딸 부탁하네. 고맙네’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르신의 죽음은 우리나라 국민이 모두 잊지 못하는 사건이다. 나에게도 마찬가지”라며 “지금까지 내 삶 속에도 어르신의 죽음이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의 내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글을 맺었습니다.
현재 곽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서 노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서울 종로구 출마를 준비 중입니다.
그는 지난해 12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곽 변호사는 “노무현의 정치를 계승하는 것이 제 숙명”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종로구를 탈환해 종로구 정치 회복의 주춧돌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습니다.
종로구에는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여겨진 이광재 전 사무총장도 총선 채비를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곽상언 변호사를 응원하기로 했다”며 불출
이 전 사무총장은 “노 대통령 흉상을 침대 옆에 놓고 지혜를 달라고 많이 기도했다”며 “정치적 이익보다는 노 대통령과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양숙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