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도 삼킬 이동관 탄핵 대전, 무허가 방송 줄줄이 어쩌나

【 앵커멘트 】
국민의힘은 예산안 합의 없이는 본회의 못 연다. 민주당에서는 무조건 열겠다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정치부 민지숙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 질문1 】
일단 예산안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 기자 】
예산안 마감 시한 이번주 토요일인데요

하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여야가 책임 공방 이어가면서 데드라인 넘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먼저 민주당은 오늘 정부·여당이 심사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자체 수정 예산안을 마련하겠다며 강수를 던졌는데요.

반면, 여당은 민주당이 진짜 속셈인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안만 신경 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 질문2 】
민주당, 예산안이 합의되지 않더라도 30일 본회의는 무조건 열겠다는 입장이죠?

【 기자 】
그렇습니다. 민주당 여당 참여 없이도 정의당 등 야당끼리 단독으로 열겠다고 합니다.

원내대표 말로는 이미 국회의장 약속까지 받아뒀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본회의 개최 권한을 쥐고 있는 김 의장 지난해에도 예산 처리 데드라인을 4차례나 미루면서 여야 간 합의를 촉구한 바 있죠.

이번에도 합의를 좀 더 해봐라 하면서 30일 본회의를 연기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 질문3 】
정국 혼란의 핵심에 무엇보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이 있는데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탄핵 사유는 뭔가요?

【 기자 】
민주당이 주장하는 탄핵 사유 크게 3갈래입니다.

첫째, 합의 기구인 방통위는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되어 있는데,

현재 여러가지 사유로 방통위원 3명이 공석이죠.

민주당은 나머지 2명의 방통위 구성으로 한 의결은 무효라는 겁니다.

둘째,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가 위법하게 이뤄졌다는 이유인데요.

하지만 역대 이명박 문재인 전 대통령, 좌우 정권 모두 정권 교체와 함께 공영방송 이사진을 교체해와서 민주당의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대선 조작 언론 보도 의혹 등 가짜뉴스 점검으로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건데요.

이 부분은 이동관 위원장이 직접 답변했습니다.

▶ 인터뷰 : 이동관 / 방송통신위원장(지난 9일)
- "야당에서 가짜뉴스를 규제하고 심의하겠다는 걸 반대해서 탄핵까지 하는 건 혹시라도 가짜뉴스를 단속하는 것이 본인들의 선거운동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 결정을 내릴 때까지 이상민 장관은 6개월 동안 업무에서 배제가 됐었죠.

민주당의 이번 탄핵소추안 추진도 총선 때까지 이 위원장의 손발을 묶기 위해서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 질문4 】
정부여당도 정쟁의 일환이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 기자 】
앞서 이상민 장관 탄핵 때도 분명히 민주당은 이 장관이 4개의 법률 38개 조항을 위반했다고 했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조항을 위반했다는 건데요.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만장일치로 탄핵안을 기각시켰습니다.

전문가들도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 결정문을 살펴봐도 앞서 언급한 사유로 위원장을 탄핵한다는 건 좀 과하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신율 /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 "위법이 만일 있다라고 가정한다 하더라도 헌법에 현격한 위배가 됐을 경우에만 탄핵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헌법재판소의 결정입니다."

【 질문5 】
중요한 건, 당장 탄핵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방통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된다는 거죠? 그럼 무허가 방송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 기자 】
네, 재허가·재승인 유효 기간을 넘겨 방송하는 경우 불법 방송이 됩니다.

지금까지는 단 한번도 이 유효 기간을 넘긴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방통위원장 직무가 정지되면 당장 내년초부터 지상파 무허가 불법방송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연말 KBS 2TV와 MBC, SBS UHD, 지역 MBC와 지역 민방 86곳 등에 대한 재허가,

내년 상반기 채널A와 연합뉴스TV 등 재승인 심사가 있는데 줄줄이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인데요.

차관이 모든 직무를 대행할 수 있는 다른 부처와 달리 모든 안건에 무조건 다수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방통위 조직 특성상,

위원장이 공석이 되면 유일한 방통위원 구성원인 부위원장 혼자서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불법 방송'에 대해 누군가 문제를 제기해 제재를 내려야 할 때도 결국엔 방통위 의결이 필요한데,

방통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면 사실상 모든 절차가 마비되는 혼란이 초래될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정말 이러다가 불법 방송이 판을 치게 될텐데요. 여야가 이런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겠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 한남선
영상편집: 송지수

[민지숙 기자 knulp1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