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 실명 띄웠다…검찰 '돈 봉투' 송영길 지지 명단 공개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 보좌관 증인신문
“보고 안 했다…캠프 바빠 경황 없어”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MBN

‘김남국·김병욱·김승남·김승원·김영호·김회재·민병덕·박성준·박영순·박정·백혜련·안호영·윤관석·윤재갑·이성만·이용빈·임종성·전용기·한준호·허종식·황운하’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재판에서 돈 봉투를 수수한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 명단을 법정에서 공개했습니다.

오늘(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 김정곤·김미경·허경무) 심리로 열린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씨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열린 재판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보좌관 박 모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박 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돈 봉투가 살포될 무렵 송 전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에 참석한 의원 21명의 실명을 법정 화면에 띄웠습니다.

박 씨는 ‘명단의 인물들이 모임에 참석했던 게 맞느냐’는 질문에 “제 기억에 없는 분도 있다”며 “지지 여부를 끝까지 알 수는 없는 거지만, 회의 참석 여부는 박정 의원도 그렇고 김남국 의원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검찰은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뒤 돈 봉투를 전달한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사전·사후 보고했는지 물었습니다. 박 씨는 “보고하지 않았다”며 개인 일정이 바빠 그럴 경황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혹은 강래구 전 감사협회장이 ‘3000만 원, 10개가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300만 원씩 든 봉투 20개를 두 차례에 걸쳐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3000만 원이 전달된 이후 추가적으로 다시 3000만 원이 뿌려진 데 대해선 “통화 중에 ‘1차와 똑같이’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같은 금액을 준비해서 드린 기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이 이 전 부총장인지, 강 전 위원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에게 보고도 안 한 상황에서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협회장이 돈이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고, 박 씨는 “그건 제가 알지 못한다”며 “(돈봉투를) 준비해달라 하니 이정근에 전달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검찰은 2021년 4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같은 달 28~29일에 걸쳐 총 6000만 원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뿌려졌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