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로 정치권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김순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부결 기류가 강했지만 당론 채택은 사실 예상 밖이었는데요. 어떤 배경이 있었던 것인가요?
【 기자 】
지금까지 민주당은 그동안의 관례와 사법부 수장 공백에 대한 부담으로 당론 채택을 미뤄왔습니다.
어제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도 "결격 사유가 많은데 굳이 당론으로 가겠느냐"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이같은 기류는 의원총회를 거치면서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이 부적격 인사를 지명했다는 비판론이 더욱 거세졌고요.
또,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 자신의 첫 의사결정인만큼 힘을 실어달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2 】
사법부에 대한 공백도 충분히 예상됐을텐데, 결국 강행했어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 기자 】
네 민주당은 자격 없는 인사를 수장에 앉힌다면 사법 불신이라는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산 문제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한만큼 결과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민주당도 대법원장의 공백으로 대법관 제청이나 헌법재판관 지명 등 당장 여러 사안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한대행 체제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임오경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안철상 대법관님께서 지금 권한대행으로 계시잖아요. 대법원장으로 재판을 나가서 직접 하시면 됩니다. 대법원장 자리가 공석이 된다고 지연되는 일은 없을 것…."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에도 남아있는 계파 갈등을 일단 봉합하기 위해 당론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 질문 3 】
이번 투표 결과가 민주당 내 친명계와 비명계 간 화합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 기자 】
그렇게 보이진 않습니다.
어제 비명계의 한 의원은 MBN과의 통화에서 "대법원장으로서 문제가 너무 많아 부결될 것"이라며 "이 사안은 계파와는 관계 없다"고 전망했었는데요.
오늘 표결로 계파 간 화합이 됐다고는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되레 친명계 의원들은 지속적으로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어서, 갈등은 진행형인 것이죠.
【 질문 4 】
대통령실과 여당 이야기를 해보죠. 오늘 결과에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군요.
【 기자 】
네, 대통령실은 "야당의 일방적인 반대로 부결됐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초유의 사법부 장기 공백 상태를 초래한 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이도운 / 대통령실 대변인
- "피해자는 국민이고 따라서 이는 국민의 권리를 인질로 잡고 정치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
국민의힘도 즉각 규탄대회를 열고 오늘 투표 결과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 방탄용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 인터뷰 :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 "사법 마비 헌정 불능 사태로 폭주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개인적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한 의회 테러 수준의 폭거입니다."
【 질문 5 】
여야가 극한 대립을 보이면서 사태가 장기화 할 것으로 보이는데, 해법이 있습니까?
【 기자 】
여당이 반대하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 패스트트랙 표결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택시까지 타고와서 참여했죠.
이처럼 깊은 갈등이 단시간에 풀리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여당이 추진하는 방송 3법, 야당이 통과시키려는 노란봉투법은 입장차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데요.
야당 주도로 통과시킨 법안들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막힌 사례도 있어 악순환은 계속되는 모양새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야당 입법에 맞서 현 정권에 지난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 등 사정 정국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 앵커멘트 】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순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