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MB정부, 블랙리스트 없었다…왜 구속 안 하는지 궁금"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블랙리스트 의혹 104번 거론됐는데도 왜 구속 안 시키느냐"

↑ 답변하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 후보자 /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오늘(5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놓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유 후보자는 오늘(5일) 이명박(MB) 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이명박 정부에 블랙리스트라는 말도 없었고 실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사건 경위와 사실관계 등을 기록한 백서에 유 후보자 이름만 104번 언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104번 기록됐다는 건 처음 알았다. 104번씩 거론하면서 왜 저를 구속 안 시켰는지 지금도 궁금하다"며 "백서는 사실 일방적으로 기록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현장에 있던 사람이 (저를) 좀 미워할 수는 있었어도 그들을 배제한 적 없다"며 "제가 (장관으로) 있을 때 정말 몇 명이 그런 것(블랙리스트)으로 배제당했는지 확실하게 좀 알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습니다.

↑ 블랙리스트 의혹 질문받는 유인촌 후보 / 사진=연합뉴스

유 후보는 2010년 문체부 장관 재직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예술계 종북 세력의 반정부 정치활동 무력화' 문건을 직보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습니다.

그는 그런 문건을 받은적이 "없다"고 답하며, "실제로 그걸 전달받은 일도 없고 또 국정원에서 문체부에 찾아와서 직접 뭘 주고 가고 이런 점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유 후보자는 장관 재직 당시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등 산하 기관장들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그는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임된 인사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위법 판결을 받았다"고 지적하자, "(소송에서 진 것은) 절차상의 문제도 있고 해임까지는 과하다는 판결된 분도 있다"며 "그렇다고 그분들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념이나 전 정부 사람이라서 해임된 게 아니다"라며 "절차상의 문제와 업무적 역량과 여러 가지 문제가 지적되니 결국은 다 정치적인 싸움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청문회에서 유 후보자 두 자녀의 아파트 매입과 관련한 증여세 납부 문제에 대한 신경전도 벌어졌습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5년 당시 31살, 27살이었던 두 아들이 유 후보자의 자금을 보태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를 담보 대출 없이 구입한 것을 거론하며 "아들들의 능력이 뛰어난 것이냐, '아빠 찬스'를 사용한 것이냐"고 따지며 증여세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유 후보자는 "자녀들은 다 독립된 생계를 갖고 있고, 본인들도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지침대로 고지 거부를 한 것"이라며 "증여세도 다 납부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임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며 유 후보자가 장관 재직 시절 지난 2008년 국정감사장에서 취재진에게 "찍지마xx"등 발언하는 영상을 틀었고, 여당은 '음성 재생 시 여야 간사 합의를 거쳐달라'고 항의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