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4월, 중국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한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이들은 탈북 의사가 없었는데 식당 관리인에 의해 얼떨결에 탈북했다는 등 여러 가지 말이 돌았었습니다.
진실은 뭐였을까요.
오늘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당시 탈북한 여성들은 북한에서 중류층에 속하는 여성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중에는 북한 최고 인민 배우 가수 딸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동안 7년 넘게 한 번도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
추석을 하루 앞둔 오늘 놀랍게도 지금 이곳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이지안 씨 안녕하세요?
【 출연자 】
네, 반갑습니다.
【 질문 1 】
추석을 앞두고 이렇게 용기를 내셔서 저희 방송에 나오셨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 오셨나요?
【 출연자 】
그때 당시 뉴스에서 남과 북, 미국언론까지 떠들썩했기 때문에 상당히 심리적 압박감이 컸었습니다.
처음 몇 년간은 외부와 접촉을 될수록 피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최근에는 음악과 외부활동 하고 있습니다.
【 질문 2 】
잘 모르시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당시 사건을 잠깐 짚고 가고 싶은데요?
중국에서도 남쪽에 있는 류경식당에서였죠?
【 출연자 】
네 중국 닝보에 하나밖에 없는 북한식당이었습니다.
모두 20명이 근무하였는데요.
그 중 13명이 남한으로 오고 나머지 7명은 북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 질문 3 】
당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 북한도 그렇고 남측 일각에서도 국정원을 중심으로 우리 정부가 기획한 납치 사건이다 이런 주장이 있었어요?
【 출연자 】
종업원들의 자발적 의도라기보다는 허강일 식당 지배인이 독단으로 이미 계획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닝보가 북한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이고, 그곳에 북한식당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상황에 밀려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 질문 4-1 】
그때 13명 중 유명한 북한의 인민 배우 가수 딸이라고 해서 더욱 부각이 됐었는데 어머님 최삼숙 씨는 어떤 분이신가요?
【 출연자 】
북에서는 저희 어머니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가수입니다.
20살부터 40여 년간 영화음악을 비롯해 3천여 곡의 노래를 불러서 많은 인민의 사랑을 받았고요.
【 질문 4-2 】
아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군요.
혹시 우리가 알 만한 곡들이 있을까요?
【 출연자 】
남한에서 알려진 곡 중에는 “심장에 남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사내용이 인생을 살면서 길고, 짧은 만남이 수없이 있지만, 잠깐 만나도 심장에 남는 사람이 있다는 내용입니다.
【 질문 5 】
네, 철학적인 뜻이 있네요.
최근에 남북밴드를 만들어 남쪽의 음악가들과 함께 공연을 하셨다고 하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요?
【 출연자 】
남과 북은 같은 언어와 문화를 가진 한민족이지만 오랜 세월 떨어져서 문화적 차이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이번 남북밴드를 해보면서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요.
작은 무대였지만 남북이 함께 모여 노래하는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남북의 무대를 다 같이 경험한 사람으로서 서로 문화를 알아가고, 공감하는 남북한 음악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 질문 6 】
가족 생각도 많이 나실 거 같습니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인사 한 말씀 하신다면요?
【 출연자 】
아버지, 어머니 잘 계십니까. 고향을 떠난 지 벌써 10년이 되옵니다.
항상 가족이 그립고, 안부를 전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다시 만날 날이 꼭 오리라 믿습니다.
그날까지 건강하게 지내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 마무리 】
앞으로 당당하게 남과 북의 음악을 포용한 좋은 음악을 만드셔서 많은 분이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남북한의 음악 미래를 이끌어갈 이지안 씨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희 기자 kim.taehee@mbn.co.kr]
영상편집 : 이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