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영장심사,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대표는 물론 민주당, 갈림길에 서 있는데요.
민주당 출입하는 안보람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안 기자, 이 대표 건강상태 좀전에 전해 드렸는데요.
영장심사 출석 가능한 겁니까?
【 기자 】
보통 단식을 하면 회복하는 시간, 단식한 시간의 3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표, 24일간 곡기를 끊었고, 회복치료가 시작된 지 3일째에 불과하죠.
화장실을 오가는 정도 거동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내일 영장심사도 휠체어에 의존해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단식 중이던 지난 금요일에도 이 대표 핵심 측근 "안 좋은 상태로라도 심사에 참석하는 방안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검찰이 주장하는 구속 필요성, 직접 반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 질문 1-1 】
검찰이나 이 대표 측 입장이 첨예할 것 같은데, 그럼 심사 시간도 길어지는 거 아닙니까?
【 기자 】
벌써 최장 시간 영장심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 나옵니다.
무려 10시간 넘게 심사를 받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보다도 길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심사 결과를 또 기다려야 하죠.
서 전 실장 영장 발부가 결정된 시각, 새벽 4시 55분쯤이었습니다.
참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8시간 40분간 심사를 받고, 다음날 새벽 3시쯤 영장이 발부됐습니다.
【 질문 2 】
중요한 건 영장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 일 텐데요.
【 기자 】
기각의 상황, 먼저 가정해보겠습니다.
왜 기각됐는 지가 중요할 텐데요.
구속 여부 판단 시 법원은 보통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가능성, 혐의의 중대성을 기준으로 삼는데요.
만약에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다면, 검찰의 무리한 영장청구라는 비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판단 더해진다면, 검찰의 정치탄압이라는 이 대표 주장에 힘이 실릴 수도 있죠.
이 경우 이 대표는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응천 /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라디오)
- "검찰 수사의 정당성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법원이 인정을 안 하는 거잖아요. 윤석열 정부의 조기 레임덕의 시초가 될 가능성도 있죠. 그리고 당내에서는 어쨌든 친정체제가 무척 강화될 것 같습니다."
더욱이 강력한 대여투쟁 동력이 생긴 만큼 여야 충돌 거세지며 정국은 시계 제로에 빠질 수 있습니다.
【 질문 2-1 】
민주당 입장에서 진짜 문제는 영장 발부 아닙니까?
【 기자 】
현직 제1야당 대표의 구속, 헌정사상 최초의 일이죠.
영장 발부를 곧 유죄로 볼 순 없지만, 유죄 가능성이 커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민주당 큰 내홍에 빠져들 것으로 보입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비판을 받으며 일단 자제 중인 비명계, 새 지도부를 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울 가능성 큽니다.
반면 친명계는 검찰의 수사 자체를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있죠.
물러서지 않으며 강 대 강 대치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질문 2-2 】
현재 구축된 친명 체제가 유지될 순 있는 겁니까?
【 기자 】
민주당에선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신청, 다수의석을 활용한 석방요구 결의안 추진 얘기까지 벌써 나오고 있죠.
구속되더라도 이 대표가 내려놓지 않으면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옥중 공천'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유시민 / 작가(지난 22일, 유튜브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 "당 대표직도 내려놓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옥중 출마도 하고요. 옥중 결재도 하고요. 이건 기 싸움이에요, 기본적으로."
이 대표, 누워있는 중에도 이 동영상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습니다.
관건은 지지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총선 이제 200일도 안 남았는데요.
비명계 한 초선 의원 "총선이 다가오는 만큼 지지율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며 "막상 구속되면 기류가 확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의 목소리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깁니다.
【 질문 3 】
이 대표가 구속되면 어쨌든 대행은 필요한 거 아닙니까?
【 기자 】
박광온 전 원내대표의 빠른 퇴진, 바로 그 부분과 연관 짓는 시각 많습니다.
대표 궐위 때 직무대행, 원내대표 몫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 4선 우원식 의원과 3선의 김민석·남인순·홍익표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모두 친명계로 분류됩니다.
누가 됐든, 친명 일극 체제가 구축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중도층을 고려하면 총선을 앞두고 이런 체제가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국회팀 안보람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고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