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조금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민주당 출입하는 안보람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 1 】
일단, 이 대표의 무기한 단식, 예고된 분위기가 좀 있었던 겁니까?
【 기자 】
이재명 대표, 어제 "국민 항쟁을 선포할 때"라고 했죠. 그 일환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당황스럽다'는 반응 나올 정도로 갑작스럽긴 한데요.
어제저녁 목포에서 올라와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했고, 그 자리에서 최종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주변 참모진들과는 논의를 해왔다고 하는데요.
참모진들은 이 대표 건강 문제와 함께 정략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말렸는데 이 대표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합니다.
【 질문 2 】
보통은 단식이라는 게 목적이 있는 거잖아요?
근데 오늘 1시간가량 회견을 쭉 봤는데, 그런 게 잘 안 보이더라고요.
【 기자 】
3대 요구를 제시하긴 했습니다.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반대 입장 천명 등인데요.
윤 대통령이 수용할 가능성 크지 않아 보이죠.
그보다는, 지지자들을 향한 메시지라는 관측 나옵니다.
오염수 방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영장청구 등 첨예한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야당 대표로서 뭐라도 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을 거란 설명입니다.
지지층 결집의 계기도 될 수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 팬카페에선 벌써 동조 단식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내일부터 시작돼 총선으로 연결되는 정기국회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 질문 3 】
하지만, 검찰 출석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시각도 있지 않습니까? 변수가 될 수 있을까요?
【 기자 】
민주당에서 강조한 말, 단식 '농성'이 아니고 단식 투쟁이라는 겁니다.
단식을 하며 앉아 있는 '농성' 아니라 당 대표로서 일정 소화하며 '싸우겠다'는 건데요.
다만, 체력을 고려해 일정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제시한 4일은 도저히 시간이 안 된다면서 11일에 가겠다고 한 상황인 만큼 일정 최소화는 검찰 소환 일정 조율의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방탄용 단식'이라는 시선에 대해선 형식적인 조사라 체력적으로 문제 될 건 없다는 입장입니다.
【 질문 4 】
그런데 이 대표 단식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 기자 】
성남시장이던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 개편 철회를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11일간 단식농성을 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대표격인 김종인 비대위원장 요청으로 단식을 멈췄었는데요.
기초단체장이었던 이 대표가 대중의 시선을 잡아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한 게 바로 이때였습니다.
【 앵커멘트 】
안보람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민지
그래픽 : 고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