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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에 수산물 못 먹입니다!” MBC뉴스 속 어민…'민주당 출마자'였다

기사입력 2023-08-29 13:45 l 최종수정 2023-08-29 14:50

지난 24일 목포MBC에 '신안군 어민'으로 인터뷰한 강대성씨(왼쪽),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를 응원하는 강씨의 모습. /사진=목포MBC, 강씨 페이스북<br />
↑ 지난 24일 목포MBC에 '신안군 어민'으로 인터뷰한 강대성씨(왼쪽),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를 응원하는 강씨의 모습. /사진=목포MBC, 강씨 페이스북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날, 목포MBC는 “내 자식에도 수산물 못먹인다”는 ‘어민’의 인터뷰를 내보냈습니다. ‘생산자가 자기 상품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발언으로, 시청자들에게 오염수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강하게 줬습니다. 그런데 이 어민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사람으로 드러나면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지난 24일 목포MBC는 ‘수산 1번지 전남…실제 피해 규모 어느 정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원전 오염수 방출이 시작된 순간, 어민들이 분노했다는 보도에 이은 두 번째 기사였습니다. 오염수 방류로 인한 불안 때문에 소비 위축이 이어질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어민이 있고, 수산물 생산량 1위인 전남 지역의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난달 24일 목포MBC 인터뷰에서 신안군 어민으로 소개된 강대성씨(위), 해당 보도의 유튜브 섬네일. /사진=목포MBC 유튜브<br />
↑ 지난달 24일 목포MBC 인터뷰에서 신안군 어민으로 소개된 강대성씨(위), 해당 보도의 유튜브 섬네일. /사진=목포MBC 유튜브

보도는 “수산물을 외면하는 소비자들을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신안군 어민 강대성씨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강씨는 “실제 수산물 소비 심리는 이미 바닥”이라며 “특히 저희 자식들에게는 더더욱 먹이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어민조차도 가족에게 수산물을 먹이지 못하겠다는 강씨의 발언은 목포MBC 유튜브 채널 섬네일에 강조되어 담겼습니다.

강씨는 지난달 1일 민주당이 주최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부 규탄 집회에도 참여했습니다. 지난 20일에는 ‘친명(친이재명)’ 성향 원외 인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 참석하는 등 당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신안군의원 선거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강대성씨. /사진=강씨 페이스북<br />
↑ 지난해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신안군의원 선거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 출마한 강대성씨. /사진=강씨 페이스북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인터뷰 대상자 선정 과정에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는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일방의 주장을 전달함으로써 시청자를 오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MBC가 ‘정치인’을 ‘어민’으로 둔갑시켜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유포에 앞장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는 어제(28일) 성명을 내고 “강씨가 당의 지시를 받아 인터뷰하고 목포MBC가 이를 그대로 방송한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방송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MBC는 인터뷰 조작방송에 대해 즉시 사과하고 해당 뉴스를 보도한 기자와 데스크를 포함해 민주당과 가짜뉴스 모의가 없었는지 조사해 밝혀야 한다”고 했습니다.

목포MBC측은 "우리도 언론보도로 출마했던 분이라는 걸 알았다"면서 "정치인인 줄 알고, 어민이 아닌데도 의도적으로 보도했다면 조작방송이겠지만 그분은 현장에서 만났던 실제 어민 중 한 분"이라고 밝혔습니다. 지역MBC 기자‧PD 다수가 속해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16개 지역지부는 공동 입장을 내고 "선거에 나섰던 농어민은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 안 되는 것인가. 국민의힘 당원이 인터뷰를 했어도 같은 논리로 이야기했을 텐가"라고 되물으며 "MBC와 민주당을 어떻게든 엮어 보려는 보수진영의 발버둥으로 여겨져 측은하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열린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집회’에 참석했

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어제(28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국민 어느 누구도 세계의 우물인 태평양에 독을 푸는 일본의 환경 범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핵 오염수 투기 반대 의사를 천명해야 한다. 일본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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