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의 고 정몽헌 회장 20주기에 맞춘 방북 계획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남기구가 아닌 다른 국가의 사안을 다루는 북한 외무성에서 남한 관련 입장을 낸 것은 이례적입니다.
김태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현정은 회장은 지난 2018년 정몽헌 회장 15주기 행사차 금강산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불가능할 전망입니다.
북한 김성일 외무성 국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에 대한 거부 의사를 내놨습니다.
김 국장은 조선중앙통신에서 “남조선의 그 어떤 인사의 방문 의향에 대해 통보받은 바 없고 알지도 못하며 또 검토해 볼 의향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부 방침에 따라 남한 인사의 입국을 허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 경제협력을 주관했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금강산 방문과 관련해 '아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북한이 남측 인사의 방북관련 사안을 대남기구가 아닌 외무성을 통해 발표한 건 남한을 '외국'으로 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그간 북한은 노동당의 통일선전부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기구를 통해 남북 간 사안에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양무진 /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 "남북한은 특수관계 차원에서 방북 사증 이렇게 활용을 해왔는데, 외무성에서 직접 관장한다라고 하면 일반 국가의 방문처럼 비자를 발급하는…"
통일부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오늘 북한 발표 내용을 고려해 방북 신청을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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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이동민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