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노회찬 형 있었다면 '대선 단일화'"…정의당 "고인 모독"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묘를 찾아 지난 대선 단일화를 했다면 정권을 빼앗기지 않았을 거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정의당은 “고인을 모독하지 말라”며 반발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의원 묘소 참배 소식을 전하며 “노회찬 형이 살아 계셨다면 지난 대선 때 민주당과 정의당이 단일화를 하고 윤석열 검찰 독재를 막아내고 연립정부를 구성했을 텐데, 지금 상황을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진다”고 말했습니다.

같은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기습적으로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했을 때 심상정 정의당 후보한테 단일화 요청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라며 “모든 전후 사정을 보면 심상정 후보는 아예 윤석열 대통령이 될 것으로 전제하고 했던 것 같다. 너무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난번 위성정당 문제로 (정의당을) 서운하게 한 것에 대한 잘못은 있지만 어떻게 윤석열 정권을 저렇게 용인할 수가 있었을까”라며 “노회찬 선배가 후보였으면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연립정부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이런 마음이 드니까 막 눈물이 나더라”라고 밝혔습니다.


정의당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노회찬 정신을 모독하는 송 전 대표의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며 “민주당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의 문제를 눙치기 위해 노회찬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에게 엄격했던 노회찬 전 의원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당제 정치 개혁을 위한 발걸음을 좌초시킨 자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정의당과 노회찬을 멋대로 언급하니 참으로 기회주의적인 처신”이라며 “연립정부, 협력 정치를 걷어찬 건 다름 아닌 바로 그였다”라고 힐난했습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노회찬과 송영길의 분명한 차이를 하나 말씀드리고 싶다. 노회찬은 자신의 허물을 감추려는 검찰과 싸우지 않았다”라며 “송영길은 법정이 아니라 검찰청 앞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개딸(개혁의 딸)은 몰라도 보통의 시민은 같이 분노해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