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민주당 출입하는 김태림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1 】
김 기자, 일단 이재명 대표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 미리 언질이라도 좀 있었던 건가요?
【 기자 】
그야말로 '깜짝' 발언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오늘 아침 9시가 안 된 시각 '연설 이후 보도해달라'는 조건, 즉 엠바고를 걸고 기자단에 배포됐는데요.
거기엔 해당 내용 없었습니다.
전체 연설은 47분 정도였는데요.
이 대표는 약 3분 정도를 불체포 특권과 관련해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뺀 거였는지 대표실에 문의했더니 "계속 고민을 하다 연설 직전에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당 지도부에는 오늘 아침 9시 비공개 최고위에서 결심을 밝힌 걸로 알려졌는데요.
사정 당국에 대한 불신 탓에 만류도 많았다고 합니다.
【 질문 2 】
그럼에도 결단을 내린 결정적 이유 뭐라고 봐야 합니까?
【 기자 】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방탄 논란'이 일었죠.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되고 나서 민생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물론 현장 행보에도 적극 나섰지만 '사법 리스크 물타기' 정도로 인식되며 힘이 실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걸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정치 집단들의 이익이 아니라 민생과 나라 살림을 챙겨야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문제로 논란이 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 질문 3 】
검찰 수사 진행 상황도 고려한 걸로 봐야 할까요?
【 기자 】
그렇습니다.
현재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일어난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 등을 수사 중입니다.
그런데 이 사건들, 아직 수사가 무르익지 않았고 법리적으로 다퉈볼 만하다는 얘기 나옵니다.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더라도 실제 구속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 질문 4 】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실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기자 】
일단 국회 회기 중이냐 아니냐가 중요합니다.
국회 회기 중이라면 현행법상 반드시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아무리 이재명 대표가 포기했어도 이 과정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민주당 측은 오늘 이 대표의 발언은 '회기 중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할 경우, 가결표를 던져달라고 호소한 것'과 같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실제 가결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대표 뜻이 그러하니 가결 가능성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회기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특권 포기와 관계없이 일반 시민과 마찬가지로 영장심사 과정을 밟게 됩니다.
【 질문 5 】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 발언을 할 때 현장 반응은 어땠어요?
【 기자 】
본회의장에서 직접 이 대표 연설을 봤는데요.
당 좌석표를 보지 않아도, 각 당 좌석이 어디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극명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박수가 30번 넘게 나왔고, 국민의힘에선 고성이 이어진 건데요.
불체포 특권 관련해서도 반응 완전 엇갈렸습니다.
연설 직후, 민주당 친명계 의원들은 즉각 SNS에 이 대표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는 글 올라왔습니다.
전화를 돌려보니 비명계에서도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방탄정당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반응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 인터뷰 : 유상범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이미 겹겹이 방탄조끼를 입어놓고서 사과 한마디 없이 큰 결단이라도 하는 것처럼 이제 와 '구속영장이 오면 응하겠다'는 모습은 몰염치의 극치입니다."
【 질문 6 】
민주당은 이제 내부 갈등으로 시끌시끌 한 게 좀 잠잠해질까요?
【 기자 】
일단 내일 발족하는 혁신기구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명계가 얼마나 합류할 지가 관건인데요.
전권을 가진 혁신기구에서 민감한 공천룰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계파 간 안배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 나옵니다.
관련해서 혁신기구 수장인 김은경 교수는 내일 비공개 첫 회의 뒤에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앞으로 혁신기구의 역할과 방향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부 김태림 기자였습니다.
[goblyn.mik@mbn.co.kr]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