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법정서 고함 "정진상 씨! 이렇게 해서 되겠어"

정진상 측 변호인, 공격적으로 진술 신빙성 파헤쳐⋯
유동규, "왜 모욕하느냐"며 가슴 통증으로 호흡곤란 호소

↑ 사진=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향해 법정에서 고함을 치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어제(2일) 정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사건 공판에서 유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습니다.

정씨는 2013년 2월∼2020년 10월 각종 사업 추진 등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유씨로부터 7차례에 걸쳐 총 2억4천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정씨 측 변호인은 정씨에게 뇌물을 줬다는 상황을 세부적으로 캐물으며 유씨의 진술을 낱낱이 파헤쳤습니다.

특히 변호인은 2014년 4월과 2019년 9월 정씨의 집에서 돈을 건네주었던 것과 관련해 당시 정씨의 집 구조와 돈을 담았다는 포장지의 크기까지 물었습니다.

변호인이 "김용에게 준 1억원 출처는 김만배에서 남욱으로 변경하고, 정진상에게 줬다는 5천만원 출처도 변경했다"고 지적하자 유씨는 "과정은 명확하게 기억나지는 않고 헷갈린 부분도 있지만 돈을 전달한 장면은 명확히 기억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씨에게 돈을 줬다면 굳이 밤에 집에까지 찾아갈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유씨는 “진상이형은 저한테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라 가급적 배려해 직접 가서 편한 방법으로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씨 측 변호인이 "거짓말이 탄로 나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하며 공격 하자, 유씨는 "그건 모독이다. 왜 모욕하느냐"며 피고인석에 앉은 정씨를 향해 "정진상 씨! 이렇게 해서 되겠냐"고 고함을 지르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유씨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눈물을 흘리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재판부는 고혈압 증세가 있는 유씨의 건강을 고려해 재판을 예정보다 일찍 종료했습니다.

↑ 사진=연합뉴스

어제 재판에서 정씨 측 변호인은 지난해 검찰 조사부터 유씨 진술에 모순되는 부분이 많았고 검찰이 "당시에는 그렇게 진술하지 않았느냐"는 식의 유도 신문을 이끌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검찰 측은 “증인의 기억을 환기하기 위한 것이거나 증인과 피고인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라며 “종전 진술과 상반된 진술일 경우 탄핵용으로 질문한 것으로,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허용되는 것”이라고 재반박했습니다.

한편 어제 공판은 정씨가 지난달 21일 보석으로 풀려난 뒤 불구속 상태에서 받는 첫 기일이었습니다.

정씨는 출석 길에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 '보석 후 첫 공판 심경은 무엇이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이승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leesjee2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