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조금만 의견 다르면 몽둥이 찜질…어이없는 당 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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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기현 대표/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습니다.
최고위원회 의결이 아닌 김기현 당대표 직권 해촉입니다.
당 지도부와 홍 시장은 잇딴 설화로 논란이 된 김재원 최고위원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 공개 발언에서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홍 시장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후 국민의힘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임고문의 경우 현직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으로 활동하는 분은 안 계셨던 게 관례"라며 "그에 맞춰 정상화시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해 10월 정진석 비대위에서 당 상임고문으로 위촉됐습니다.
이후 홍 시장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당 안팎의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견해를 밝혀왔습니다.
앞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4·3 격 낮은 기념일' 등 잇단 논란성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전광훈 목사와의 '손절'과 함께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홍 시장은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에 대해 “우파 진영을 천하 통일했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김재원 최고위원을 두고 당 지도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또 홍 시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 “(전광훈 목사는) 황교안 대표 시절에는 180석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폭망했다. 김기현 대표에게는 200석 만들어 준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기현 대표를 겨냥해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건가? 총선이 1년밖에 안남았는데 참 답답한 일”이라고도 했습니다.
반면, 김기현 대표는 지난 3일 홍 시장에 대해 “우리 당 공천권을 가지고 제3자(전광훈 목사)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지방자치행정을 맡은 사람(홍준표 시장)은 그 일에만 전념했으면 좋겠다”고 맞섰습니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국민의힘이 당 상임고문에서 홍 시장을 해촉한 데 대해 "이참에 욕설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며 쓴소리를 이어갔습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 언급은 없었지만, 발언 시점을 보면 이날 자신의 상임고문 해촉 소식을 접한 직후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되어 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고 가만히 보고만 있겠나. 비판하는 당내 인사가 한둘이 아닌데 그들도 모두 징계하시는 게 어떤가"라며 "내 참 어이없는 당이 되어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시라"며 "강단 있게 당 대표 하라고 했더니만 내가 제일 만만했는지 나한테만 강단 있게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홍 시장은 "나는 지자체장이기 이전에 두 번이나 당 대표를 한 사람이고 전직 당 대표는 상임고문으로 위촉되는 게 관례"라며 "지난번 한나라당 시절 상임고문으로 위촉됐을 때도 아직 젊고 현역인데 부적당하다고 하면서 스스로 사퇴한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표가 이날 해촉에 대해 "우리 당 상임고문은 현직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으로 활동하는 분은 안 계신 것이 그간 관례였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상임고문 면직이라는 건 처음 들어본다"며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누리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r5026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