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일성 지시’ 발언 논란에
“다른 사람 상처에 소금 뿌려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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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브루클린 제주 카페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여권서 제75주년을 맞은 제주 4·3 사건을 놓고 색깔론을 씌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국민들께서 선거로 따끔하게 교정을 해주셔야 한다”며 일침을 날렸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오늘(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 ·김용태·이기인)’ 인사들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참 및 ‘김일성 지시설’을 주장한 태영호 최고위원의 4·3 왜곡 발언 논란과 거리를 두고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추념식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태 최고위원을 향해 “저는 정치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분들이 일시적으로 본인이 선거하는 지역구에서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때문에 제주에서 열심히 정치를 하고 있는 다른 당원들이나 아니면 지지자들도 많은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며 “이것을 꼭 윤리위나 징계로 규정하기 이전에 스스로 잘못을 깨달아야 하고, 만일 이것이 교정되지 않는다면 국민들께서 선거로서 따끔하게 교정을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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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태영호 최고위원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앞서 태 최고위원은 지난 2월 제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4.3 사건은 김 씨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김일성 정권에 한때 몸 담았던 사람으로서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에 유족 단체 등은 “낡아빠진 색깔론으로 국민을 현혹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해당 발언 관련 ‘사과 의향’을 묻는 질문에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그분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고자 한 발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당 지도부와 별도 참석’에 대해 “최근 김기현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에 여러 가지 복잡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이런 지역의 아픔을 다루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당이 그리고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언제나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에 앞장서야 하는 것”이라고 질책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김종인·이준석 지도부 때는 5·18도 그렇고, 여순도 그렇고, 4·3도 그렇고 이런 역사의 아픔 속에 함께하겠다는 원칙이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