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안보실장 사퇴, 블랙핑크가 아닌 김태효와의 갈등 때문"

"韓日 정상회담 둘러싼 노선 갈등일 것"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사진=매일경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성한 대통령실 안보실장 사퇴와 관련해 김태효 1실장과의 불화설에 힘을 실었습니다.

우상호 의원은 오늘(30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성한 안보실장이 사퇴한 이유가 '블랙핑크·레이디가가 공연 요청'을 누락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보도를 지적하며 "갑자기 안보실장급 되시는 분이 그만둘 때는 보통 갈등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안보실장) 그 밑에 외교비서관도 그만뒀지 않나"고 운을 띄운 우 의원은 "정통파 외교관들이 지금 다 그만둔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이어 "지금 정통 외교관 출신들이 일제히 그만두고 있다"며 "비외교관 라인들은 그대로 건재하다. 그러면 정통 외교관 라인들이 비외교관 라인들에게 졌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우 의원은 "문화행사의 성립 여부에 대한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일국의 안보실장과 외교비서관, 의전비서관을 날린 것을 믿나"며 "그건 철저히 행사를 실무적으로 주관하는 업체에서 하는 일"이라 말했습니다.

아울러 우 의원은 사퇴의 배경에 한일 정상회담을 둘러싼 노선 갈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정도 라인들을 교체할 때, 저는 적어도 노선 갈등이 없지 않고선 (불가능하다)"며 "제가 볼 때는 이건 한일 정상회담의 후폭풍으로 보여진다"고 추측했습니다.

이어 "외교관 생활을 오래 했던 직업적 외교 라인들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 상당히 우려를 많이 표시했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우 의원은 "저렇게 '일방적 양보'성 타결을 할 리가 없다"며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한일 외교를 쭉 진행했던 정통적 외교라인 룰에 어긋난 정상회담 접근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 측에서 언론플레이하는 것도 굉장히 모욕적인 데다가 결례고,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일들이 계속 벌어지지만 뒤치다꺼리는 전부 외교부"라며 "안보실 내 외교부 라인과 비 외교부 라인의 갈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 분석하지만, 우 의원은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 해석했습니다. 전날 사퇴의 변에 한일 관계 개선을 자신의 공적으로 밝힌 게 그런 차원이었다는 것입니다.

우 의원은 "이분이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안보 스승으로까지 불렸던 분 아닌가"며 "어쨌든 윤석열 정부에게 갈 수 있는 타격과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배려"라고 의견을 전했습니다.

이어 "두 분의 관계를 보면 저 정도의 일로 윤 대통령이 김 실장을 경질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초등학교 동창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밥 먹으면서 말렸는데도 그만둔 건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하신 것"이라며 "사퇴 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레토릭"이라 말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 기자 chung.dabi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