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3·1절 기념사 논란에 "반일 감정으로 반사 이익 얻으려는 세력 있어"

“과거보다 미래 보고 가는 것이 바람직”

↑ 윤석열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두고 ‘굴종적 외교관’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반일 감정과 혐한을 이용해 정치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어제 연설의 핵심은 안보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한일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한일 관계는 늘 고민이 많다. 과거도 있고 현재도 있다”며 “모든 것이 얽혀있는데 양국 국민은 과거보다 미래를 보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또 ‘식민사관에 동조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은 한일관계와 관련해 두 가지 세력이 있다”며 “한쪽은 어떻게든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세력이고, 또 한 세력은 반일 감정과 혐한을 이용해서 정치적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이다. 어느 세력이 국민을 위한 것이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서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칭했습니다.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되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한일 관계를 꾀했지만, 전임 대통령들이 일본을 가해자로 규정하고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야권서는 ‘식민지배 정당화’ ‘비뚤어진 역사관’ 등의 비판이 나왔습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 일제의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라며 “매국노 이완용과 윤 대통령의 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꼬집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도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왜곡된 역사관을 드러낸 매우 부적절한 기념사”라며 “역사에 길이 남을 치욕적 망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