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양아' 등 강성 지지층에 "방법 찾아보자"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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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부결 결과를 듣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 상당한 '이탈표'가 나온 가운데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탈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을 찾아내겠다는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그러자 친명계에서는 이들에게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 출신인 이경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오늘(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딸과 양아님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개딸'은 '개혁의 딸', '양아'는 '양심의 아들'을 줄인 말로, 모두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부대변인은 "어제 가결표 숫자에 마음이 답답하다. 배도 고프지 않다"며 "대선 패배 후 몇 주를 통곡하면서도 강한 척하며 버텼는데, 어젯밤에는 속상함을 달랠 길이 없었다. 자취방에서 안주 없이 혼술을 했다"고 운을 뗐습니다.
전날(27일)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표결에 참여한 총 297표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습니다. 반대 의견보다 찬성표가 많았지만, 출석 의원 297명의 과반 찬성인 149표에 못 미쳐 부결된 겁니다.
반대 의견이 170표 이상은 될 것이라 자신했던 민주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169석의 거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당 의원 모두가 '반대'를 찍지 않은 것으로 풀이돼 이 대표에게 '정치적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는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이에 이 대표 지지자들은 '수박' 색출에 나섰습니다. '수박'은 이 대표를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 의원이나 당원들이 겉과 속이 다르다 하여 이 대표 지지자들이 붙인 속어입니다.
'클리앙', '잼잼이네 마을' 등 친명 커뮤니티에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원들의 명단이 이미지 파일로 돌았습니다. 항의 문자를 보낼 수 있도록 전화번호까지 게시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부대변인은 "'당내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힘을 모아 윤석열 독재정권의 검사독재에 강력하게 맞서 싸우도록 하겠다'는 부결 결과 발표 후의 대표님 말씀 영상을 보고 또 보고 여러 번 봤다"며 "대표님께서는 '소통'과 '검사 독재 정권'에 맞선 강한 민주당을 말씀하셨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의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30~40명 살생부 같은 의원 명단을 만들면, 이 대표님을 옹호했던 의원들마저 등을 보일 수 있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즐거워하고 바라는 분열로 갈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부대변인은 이 대표가 '소통'을 언급한 점을 재차 강조하며 "대표님의 메시지에 힘을 실어드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색출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딸의 그간 행태를 비춰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소신에 따라 진행한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누구인지 단정하기 어렵고
주 원내대표는 "헌법에서 무기명 투표로 정한 이유가 있지 않겠나"라며 "누구냐고 하면 맞다, 아니다 응대해야 하고, 응대하지 않으면 오해 받는 상황은 양심의 자유에 어긋나는 비문명적이고 반헌법적인 잣대"라고 강조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