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양극화. 국회 입법조사처가 정치분야 올해의 이슈 첫 번째로 꼽은 키워드입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0.73%P의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결정될 만큼 민심이 양분됐었죠.
이 선거를 기점으로 정치 양극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본격적으로 떠올랐고 관련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우리사회가 분열되면 결국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방에 대한 신뢰는 사라지고 적대감이 늘면서 국가의 운영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정치권 안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MBN은 올해 한국 정치권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정치 양극화의 원인과 이를 해결할 방안은 없을지 고민해봤습니다.
이병주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도심, 주말마다 열리는 대규모 집회는 어느덧 일상이 됐습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살면서도 정치문제에 극명하게 상반된 주장이 오갑니다.
▶ 보수성향 단체 집회 (현장음)
- "이재명 구속! 이재명 구속!"
▶ 진보성향 단체 집회 (현장음)
- "윤석열을 타도하자! 타도하자!"
양분된 국민 사이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릅니다.
▶ 경찰 (현장음)
- "좀 더 떨어뜨려 주세요. 왜 이렇게 가까이 붙었어요."
이 같은 정치·이념 갈등과 분열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심각성은 수치로도 입증됩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지난해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 크다고 답했습니다. 이 응답 비율 직전조사부터 크게 증가했습니다.
또다른 조사를 볼까요. 매년 진행되는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개인과 집단간의 가치관 차이로 사회 갈등이 심화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이 무려 9%p나 늘었습니다."
상반된 의견이 나오는 게 당연한 양당정치 체제이지만, 국회의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갈등의 깊이는 예전과 확연히 다릅니다.
▶ 인터뷰 : 조해진 / 국민의힘 의원 (3선)
- "국회가 양당 간에 끊임없이 대립하고 갈등하고 또 무한정쟁을 반복하고 그러다 보니까 국회 안에서 합의되는 게 별로 없어요."
전문가들은 정치 양극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꼽습니다.
소수의 극단적인 주장이 SNS와 1인 미디어 등을 통해 확대 증폭되며 분열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 인터뷰 : 김상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4선)
- "(정치 팬덤) 참 좋은 현상이기도 합니다. 근데 이게 정치권이 극단적으로 정쟁으로 치닫다 보니까 국민도 어느 정당 지지하느냐, 어느 정치인 지지하느냐에 따라 극단화되는 거예요."
이같은 문제가 더욱 심화된 미국의 경우에는 대선에 불복하는 세력이 의회에 난입하고,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대선 불복 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하상응 /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한국 정치의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 필요한 건 미디어와 정치인들이 유권자 차원에서 돌고 있는 극단적인 목소리를 증폭시키지 않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야 모두 지금과 같은 정치양극화가 심해지면 정치의 존립이 어렵다는 데 공감하고, 정치개혁 논의를 본격화했습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옳고 그름을 따져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타협의 접점을 찾아 나가는 것이 정치라는 대원칙, 정치개혁을 생존의 문제로 내건국회가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