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이야말로 4·3정신에 반해"
"4·3 사건 주동자, 북한 애국열사릉에 매장돼 있어"
국민의힘 최고위원 자리에 도전 중인 태영호 의원이 제주 4·3 사건은 북한 지시에 의해 촉발했다고 발언하자 4·3 유족회 등은 태 의원의 사과가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태 의원은 "김일성 일가 정권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무고하게 당한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했습니다.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4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북한 대학생 시절부터 4·3사건을 유발한 장본인은 김일성이라고 배워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해방 후 혼란기에 김일성은 유엔의 남북한 총선거 안을 반대하고 대한민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며 5·10 단독선거를 반대하기 위해 당시 남로당에 전 국민 봉기를 지시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태 의원은 "당시 남로당 제주도당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제주도민들에 대한 과잉 대응을 악용해 무모한 무장 폭동을 주도했고, 그 과정에 이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많은 주민이 억울하게도 국가 권력과 극우단체들에 의해 희생 당했다"며 "만일 당시 남로당의 제주도당이 김일성의 5·10 단선 반대 노선을 집행한다면서 무장 폭동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심지어 4·3사건 주동자인 '김달삼', '고진희' 등은 북한 애국열사릉에 매장되어 있다. 이들을 미화한 북한 드라마를 유튜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며 "북한은 아직도 4·3사건 주동자들을 추앙하고 영웅 대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태 의원은 "당시 남한 전역에서 있었던 남로당 활동의 정점에는 김일성과 박헌영이 있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내가 한 일이란 김일성 일가 정권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참혹하고 무참히 그리고 무고하게 당한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이야말로 4·3 정신에 반한다고 생각한다"며 "나의 용서 구함을 부디 순수하고 진실하게 받아주었으면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또 태 의원은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 이 문제는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고 해서 유가족들을 위로해 주어야 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진실한 본인의 마음을 폄훼하고 논란을 만드는 일이 과연 4·3 희생자들과 유족들에게 어떤 위로가 되는지 알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앞서 태 의원은 전날(13일) 제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서 무릎을 꿇고 "4·3 사건의 장본인인 김일성 정권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유가족분들과 희생자분들을 위해서 진심으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제주 4·3 사건이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고 주장한 건데, 이에 제주 4·3 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 제주4·3평화재단 등 관련 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태 의원은 역사적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유포시키는 등 경거망동을 일삼았다"며 "4·3사건을 폭동으로 폄훼해 온 극우의 논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제주를 지역구로 둔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규탄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은 또 다시 색깔론으로 국민들을 갈라치고 제주도민의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