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정부, 철저하게 치료 적극 지원한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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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현장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에게 “본인이 필요에 따른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총리는 오늘(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숨진 학생의 경과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원스톱 종합지원센터 지원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굉장히 마음 아픈 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고등학생 A 군은 지난 12일 오후 11시 40분 서울 마포구 한 숙박업소에서 어머니의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 군은 사고 이후 심리치료를 정기적으로 받았지만, 결국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유가족은 전날 MBC와의 인터뷰에서 ‘트라우마 치료가 1주일에 한 번, 15~20분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며 정부의 심리 상담 지원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이에 한 총리는 “지원센터에 그런 어려움을 충분히 제기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본인이 받고 싶어 하고 의사가 필요하다 생각하면 정부는 치료를 적극 지원한다는 생각을 철저히 가지고 있다. 경비 문제로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유족의 말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생존자 지원 상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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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참사 사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현장을 살피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한 총리는 극단적 선택이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해산과 범부처 지원부족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게 단정하긴 어렵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중대본이 하던 사후 수습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고, 다른 조직과 기능에 의해 감당이 가능하겠다 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참사 발생 한 달째인 지난 2일 재난대응기구인 중대본을 공식 해체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중대본이 약 7개월 동안 운영된 것과 비교되며, 지나치게 짧은 기간 동안 운영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한편, 국무총리실은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수습에 나섰습니다.
국무총리실은 “한 총리의 발언은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알려드린다”며 “한 총리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도록 당부했다”고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