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선거 때 4억 이상 전달해"
일명 '대장동 일당'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로비 의혹 사건 재판에서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남 변호사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어제(21일) 불구속 상태로 바뀌자마자 "사실을 말하겠다"며 이 대표에게 불리한 언급을 쏟아냈습니다.
남 변호사는 과거 유력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가 두려워 말하지 못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 주장했지만,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의 유불리를 따지기 위한 계산적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 어제(21일) 불구속 상태로 공판 출석한 남욱 변호사/사진=연합뉴스 |
어제 0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남 변호사는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재판 전, '대장동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에 이 대표 지분이 있다며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들어 2015년 초부터 천화동인 1호 (일부) 지분이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을 통해 4040억원의 수익을 배당받은 민간사업자 중 단일 법인으로 가장 많은 금액인 1208억원을 챙긴 곳입니다.
그는 2015년 2월, 김 씨가 자신에게 “내 지분은 12.5%밖에 안 된다. 실제로 (김 씨 몫으로 알려진) 49.9% 중 나머지 37.4%는 이 시장 측 지분”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대외적으론 김 씨의 소유로 여겨졌습니다.
이에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남 변호사가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주장을 늘어놨다"며 "삼인성호(三人成虎)로 없는 호랑이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며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윤석열 검찰 특유의 조작 수법”이라며 이 대표 등과의 관련성을 부인했습니다.
남 변호사의 이러한 주장은 대장동 개발의 결정권을 쥐고 위험 없이 큰 이득을 챙겨간 '진짜 몸통'으로 이 대표의 측근과 유 전 본부장, 김씨를 겨냥하고 자신은 사업 자금이나 선거 자금을 대 준 정도로 축소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이어 남 변호사는 이 대표 측에 여러 차례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재판에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했던 이 대표 측에 최소 4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했습니다.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와 2021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이 대표 측에 선거자금 명목의 뒷돈을 전달했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진술이 '폭로전'의 포문을 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대장동팀과 이 대표 사이에서 일명 연결고리 역할을 한 유 전 본부장이 여러 차례 금품을 전달한 사실을 진술하고, 이에 기반한 검찰 수사가 성과를 거두며 남 변호사 역시 그동안 감춰둔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자백으로 인해 남 변호사의 공소사실에는 뇌물 및 정치자금법 공여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남 변호사는 이러한 추가 기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부
한편 남 변호사는 이 대표 측에 관한 내용을 진술하지 않았던 이유로 "선거(대선)도 있었고, 겁도 많고,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느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하게 말을 못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임다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jfkdnj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