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3일) 하루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 한미일, 한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숨가쁜 외교전이 펼쳐졌습니다.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북핵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정치부 강영호 기자와 회담 내용에 관해 자세히 얘기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강 기자, 어제 하루동안 한미일 정상 간의 굵직굵직한 일정이 연달아 진행됐죠.
다시 한번 일정 정리해주시죠.
【 답변1 】
정상회담 형식의 정식 만남은 한일은 지난 9월 이후 2개월 만이고, 한미는 6개월 만, 한미일은 지난 6월 나토정상회의 이후 5개월 만입니다.
다만, 동아시아 정상회의가 1시간 넘게 길어지면서, 회담 순서와 시간이 갑자기 바뀌었습니다.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의 순방 출발 전 이미 확정된 반면에, 기시다 일본 총리와의 한일 회담은 그제 전격적으로 합의됐습니다.
【 질문2 】
각 회담의 의미를 하나하나 분석해보겠습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선 북한을 향한 3국의 강력한 공동성명이 나왔죠.
【 답변2 】
북한은 올해 들어 30여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례 없는 도발을 이어왔는데요.
한미일 정상회담은 15분 간 진행돼, 확장억제와 3국의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이 주로 논의됐습니다.
이에 더해 처음으로 한미일 3국 정상 간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첫째,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는 미국의 공약을 확인했고요, 두 번째, 북한 미사일에 관한 정보를 3국 간 실시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세 번째로, 3국 간 경제안보대화체를 신설하는 등이 주요 골자입니다.
【 질문3 】
한일 정상회담 얘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해 진전된 논의가 있었을까요?
【 답변3 】
한일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5분가량 길어진 약 45분 간 진행됐는데요.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 외교 당국 간에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고,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말한 '양국 간 현안'이 한일 간 이견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일본 정부 역시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현안의 조기 해결을 꾀하기로 재차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습니다.
2개월 만에 양국 정상이 회동했고, 지난번처럼 약식이나 간담이 아닌 정식 정상회담이었다는 점에서 한일관계 복원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다만, 강제징용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진척이 언급되진 않은 만큼 피해자 배상이나 사과 문제 등을 놓고 향후 이뤄질 실무자 간 협의에 좀더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미중 정상회담 얘기로 넘어가보죠.
오늘(14일) 열릴 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논의될까요?
【 기자 】
이번 회담은 미중 정상간 첫 대면 회담인데요.
양국 간 가장 큰 현안은 대만문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8월 낸시 팰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서 미중 양국 간 주요 대화채널은 단절된 상태인데요.
이번 회담을 통해서 양국 간 갈등 국면의 일부 완화는 물론 기후변화를 포함한 8개 대화채널이 복원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대만문제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문제나 보건협력 등도 주요 의제가 될 전망입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3연임을 확정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확보했는데요.
이번 회담이 바이든 대통령 집권 후반기와 시진핑 주석 집권 3기에서의 미중 관계 모습을 가늠해보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 질문4-1 】
북핵 문제도 미중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있겠죠?
【 답변4-1 】
미국은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중국이 눈 감아 왔다며 '중국 책임론'을 부각한 만큼, 여기서도 '북핵'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입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북한이 한미일 뿐 아니라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라는 입장을 말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북한이 계속 이런 길을 걸으면 동아시아 지역에 미국 군사 및 안보 존재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즉,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나 모든 수단을 통해 대북 압박 메시지를 예고한 겁니다.
【 질문 4-2 】
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없습니까?
【 답변 4-2 】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전혀 없다고도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양국 정상이 마주앉는 자리인 만큼 북한 문제에 대해 물밑에서의 사전 협의가 전제조건입니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그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여기서 건설적 역할이라는 것은 우리한테 긍정적인 메시지는 아닙니다.
중국이 북한에 취해왔던 입장을 그대로 견지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시진핑을 만날지, 만나더라도 북핵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주고받을지가 관심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강영호 기자였습니다.
[ nathaniel@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