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과오로 꽃다운 생명 잃었는데…”
박홍근 “참사 책임지기는커녕 웃을 때인가”
김은혜 “다른 사안으로 적은 것…물의 빚어 죄송”
↑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 사진=MBN |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이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 도중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노트에 ‘웃기고 있네’라고 필담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 (이태원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이 장이 웃겨 보이냐”며 강하게 비판한 반면,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들킨 게 잘못”이라며 일부 감싸는 듯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
야권은 김 수석의 메모를 놓고 “이 정부의 저열한 인식 태도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질타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9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정부의 김은혜 수석 등 관계자들이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국회의원 질문 과정에서 ‘웃기고 있네’ 이런 메모를 하다가 문제가 됐다”며 “꽃다운 생명들이 명백한 정부의 과오로 생명을 잃었는데 그 원인을 규명하는 이 장이 웃겨 보이냐”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의 진지한 성찰과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총리부터 사퇴하는 것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전면적 국정 쇄신을 해야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같은 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체 이 정부 인사들은 무엇이 그리 웃긴가”라며 “156명의 소중한 생명이 희생된 참사 앞에서 비통해하며 책임지기는커녕 자기들끼리 지금 웃을 때인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 김재원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 사진=연합뉴스 |
여권에서는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일단은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며 “들킨 게 잘못”이라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지낸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실 참모들의 민주당을 보는 시각이 그대로 반영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견자교의 전설을 생각한다면 이게 국회에서 질문, 답변을 받는 정부 측 입장에서는 항상 벌어지는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옛날에 국무위원들이 국회에서 국회의원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대답하다 돌아간다. 다시 청사로 돌아가는 차를 타고 가다가 여의도를 벗어날 때쯤 되면 정신을 차리고 국회를 보고 한마디 하는데 견자라고 한다”며 “개 견 자, 아들 자 자. 그래서 마포대교, 서강대교를 견자대교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회의원들 사이의 오래된 정설”이라며 “지금 이 두 분도 얼마 전까지 국회의원을 하던 김은혜 의원 또는 과거 국회의원을 했던 강승규 의원이 아마 처지가 이렇게 되니까 자기들끼리 표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다. 들킨 게 잘못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8일 국회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처를 상대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가 지운 모습. / 사진=MBN |
앞서 김 수석은 전날 진행된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장에서 강득구 민주당 의원 질의 중 강 수석이 들고 있던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강 의원이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및 김성한 안보실장에게 “참사 원인을 경찰서, 소방서로 떠넘기고 있는 꼬리 자르기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실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 꼼꼼히 복기해볼 필
당시 김 수석은 “물의를 빚어 정말 죄송하다”며 “그 사안은 강승규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그 (메모지) 안에 적은 것이 (민주당) 의원님 말씀처럼 비칠까 우려돼서 제가 지웠다”고 해명한 뒤 퇴장당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